이통시장의 겨울은 춥다

산업 / 전성운 / 2013-01-11 13:46:42
이통3사 순차적 영업정지 시작

이동통신 3사 중 첫번째로 LG유플러스의 영업 정지가 시작된 7일 이통사들은 일단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이다. 마침 이통사들이 이날부터 온라인 신고 포상금 제도(폰파라치)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이통사간 감시의 눈초리도 매서워서 온·오프라인 휴대전화 판매점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존 출시 계획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시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조금 과열 지급과 관련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로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30일까지(24일간), SK텔레콤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22일간), KT는 다음 달 22일부터 3월13일까지(20일간) 순차적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전날까지 영업정지를 앞둔 막판 보조금 경쟁이 후끈했던 유명 온라인 매장 사이트에서는 초저가 스마트폰 행사가 대부분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일부 특가 행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100만원대의 갤럭시노트2가 50만원대에 팔린 지난 주 시세와 비교하면 보조금 수준이 낮아졌다.

이날 낮 서울 시내의 이통 판매점과 대리점도 휴대전화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줄어들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남의 한 판매점 직원은 “이전보다 보조금이 다소 줄어서 휴대전화를 알아보러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손님이 많았다”며 “LG유플러스 제품을 구매하러 왔다가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몇명 있기는 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점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폰파라치’ 제도가 이날부터 시행된 것도 보조금 경쟁 진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통사들은 소비자가 방통위의 가이드라인 상 상한선인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판매점을 발견해 신고하면 최대 1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온라인 신고포상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폰파라치의 힘 때문인지 이렇게 (휴대전화 판매 선전글이) 안 올라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온라인 전문업체들은 당분간 뭐하고 살아야할지 걱정할 것 같다”고 적었다.


◇ 서로 ‘감시’에 열중
이통3사는 온오프라인 모니터 요원들을 대거 풀어 혹시나 경쟁사들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지는 않는지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타사의 보조금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기기변경 혜택을 대폭 늘려 기존 가입자 유출을 최소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공식 온라인 매장에서 ‘LTE 기기변경 황금찬스’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으로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신규 가입자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게 되자 기존 가입자가 휴대전화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것이다.

업계는 이통사의 상호 감시와 폰파라치 제도가 시장 과열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치열한 LTE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쉽게 보조금 전쟁이 불붙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만약 한 회사의 영업정지 기간 다른 회사가 많은 보조금을 시장에 뿌린다면 이 회사는 영업정지가 끝난 후 다른 회사의 영업정지 때 보조금 공세를 펴며 반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유플러스와 KT 사이의 ‘LTE 2위’ 싸움이 다시 보조금 경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가 1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2위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고 KT는 역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보조금 빙하기’ 도래
한편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통사들이 영업정지에 들어가더라도 신제품 출시를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영업정지가 자칫 소비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해 이통 시장이 ‘빙하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에 출시하기로 했던 중고급형 제품 갤럭시 그랜드를 예정대로 내놓으며 일정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갤럭시 그랜드가 갤럭시노트2와 2분기로 출시 일정이 확정된 갤럭시S4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제품인 만큼 갤럭시 그랜드의 출시 일정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대대적으로 홍보한 옵티머스G의 빨간색(코도반 레드) 모델을 예정대로 조만간 출시한다. 다만 출시 일정을 아직까지 잡지 못한 LG전자의 5.5인치대 전략 제품은 이번 영업정지 사태 이후 1분기와 2분기를 놓고 내부적인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역시 이번 사태에 따라 출시 일정을 소폭 조정했다. 당초 이달 중에 내놓으려 했던 5.9인치 스마트폰의 출시 일자를 다음달로 넘긴 것이다. 이는 영업정지로 신규 가입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 보다는 보조금 시장이 얼어붙을 것을 염려해 출시 초기 탄력이 붙지 않을 것을 염려한 탓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