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먹고 살아야지"

산업 / 유상석 / 2013-01-11 11:31:28
본모습 드러나는 ‘박근혜노믹스’

[토요경제=유상석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소상공인 단체 연합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자신의 ‘경제민주화’ 공약과 연계한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특히 전경련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이 당선 직후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활성화를 주문했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주의 공정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 당선인이 인수위에서부터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 육성책을 적극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근혜노믹스(박근혜+이코노믹스)’다.


◇ 대기업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구
박 당선인은 “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 성향을 띠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가고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로 가겠다”며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수출ㆍ대기업 중심 정책을 폐기하고, 내수ㆍ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으로 중소기업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역량을 대폭 키우고,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탈취를 막기 위해 ‘중소기업 인력공동관리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현행 전체의 1.9%인 중소기업 수출 지원 예산을 5%로 늘리는 방안도 약속했다.

이어 전경련 회관에서 재벌 총수를 만난 자리에선 “서민 업종까지 재벌 2ㆍ3세들이 뛰어들거나 땅이나 부동산을 과도하게 사들이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기업들에게 ‘뜨거운 감자’인 신규순환출자 금지와 금산분리 등에 대해 박 당선인은 일정부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 동안 재계가 신규순환출자 금지와 금산분리에 대해 부담을 느끼며 정책 재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던 것에 제동을 거는 것이어서 향후 기업경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전경련 회장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재계에서 제안한 신규순환출자 정책의 재고와 관련 즉답을 회피하며 “대기업의 경영 목표가 단지 회사의 이윤 극대화에 머물면 안 되고 우리 공동체 전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신규순환출자 금지 정책 재고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히 말하면 ‘거절’한 것이 아니겠냐”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삼성 등 ‘금산분리’ 촉각 곤두세워
박 당선인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보유 제한비율을 3년 안에 현재의 15%에서 5%로 대폭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상태로 삼성의 경우 약 7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해야 금산분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는 다만 “국민적 공감대로 부담이 되는 정책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실현가능성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추진하겠다”며 어느 정도의 속도조절을 시사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의 일환인 ‘공정경제’ 공약들도 최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단순한 지원만으로 안 된다는 판단 아래 대기업의 횡포를 억제하는 조치가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박 당선인은 국채 발행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박 당선인은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대선 기간 민생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약속을 드린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국채 발행이 필요하다”며 “어려운 분들이 아주 힘든 이 시기에 가난과 어려움에 떨어지기 전에 뭔가 단기간에 이 분들에게 힘을 드려야 이분들도 살아날 용기를 가질 수 있고 재정적으로도 그만큼 절약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너무 힘든 상황으로 떨어지게 되면 국가적으로도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워낙 상황이 어려워서 단기간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예산’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