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키즈 시대 '완벽한 부모' 스트레스

산업 / 토요경제 / 2008-06-30 11:05:45
자녀수 줄어들면서 잘 키우고 싶은 욕구 커져

아이들의 인성 교육이 강조되면서 가정 내 부모의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대가족 시대에는 가정 내 부모의 역할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조부모나 삼촌, 이모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모가 온전히 모든 역할을 맡게 되면서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보다 아이의 시선에서 좋은 부모가 되려는 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이제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까지 전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금의 부모들은 그들의 부모와는 또 다른 배경에서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완벽한 부모’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모 역할 강화, 왜 계속되는 걸까


부모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은 가장 근본적으로 자녀수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녀의 수가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더 잘 키우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


물론 이러한 욕구가 ‘공부 잘하고 일등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 욕구로 변질되면서 예전보다 아이들이 더 큰 스트레스 하에서 생활하게 됐지만 이와 더불어 부모 스스로도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따라 현재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까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몇몇 기관에서 좋은 부모 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도나 구에서 또는 학교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지난해 실시했던 사업 실적 결과 부모교육 지도자의 수가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들에 대해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신원철 정신과 전문의는 “성인에 비해 아이들은 환경의 영향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으며 아이들이 어릴수록 환경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므로 부모가 달라지기 위한 프로그램은 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좋은 부모 되기 교육, 문제는 없을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과연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물론 한국청소년상담원의 부모교육 지도자 자격증(민간 자격증)을 밟으려면 상담 관련학과 학사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 등이 있어 필터링을 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 양육과 육아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자칭’ 전문가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예컨대 ‘나는 이렇게 해서 우리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서 A대학교에 보냈다’라는 식의 부모들이 쓴 책들도 많고,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개인적 경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들로 인해 잘못된 교육을 받으면 오히려 교육받지 않은 것만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한 번의 교육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마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한국청소년상담원 조은경 선임상담원은 “자신의 경험만을 토대로 하면 부모 교육을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실질적 대화기법 등을 배우는 것이니 만큼 한 번의 교육으로 다 해결될 거라는 조급함을 버리고 다양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 중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부모 교육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가 지나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신원철 전문의는 “부모교육으로 인해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부모교육이 아니다”라며 “부모가 편안해져야 자녀에게 잘 해줄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부모교육은,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부모에게 의무감과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인생에도 도움이 되며, 부부관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마음 편하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될 수 있는 부모교육이어야 제대로 된 부모교육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전문의들은 “현재 아이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내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 혹은 부모가 되기 전에 부모의 준비를 하고 싶은 부부들이라면 보통의 부모교육이 도움 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자신의 아이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상태라면 보통의 부모교육만으로는 충분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병이 들었는데도 생활습관의 교정이나 식이요법만 붙잡고 있다가 병을 키울 수 있다는 것처럼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아이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부모교육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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