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모델하면 뭐하나…”

산업 / 유상석 / 2012-12-06 16:39:17
피죤, 연이어 터지는 악재로 ‘구설수’

피죤이 섬유유연제 출시 35년을 맞아 창립 이래 최초로 남성 광고모델인 ‘해품달’의 배우 김수현을 발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이윤재(78) 피죤 회장과 이 회장의 장녀이자 피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주연(48) 부회장이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가 하면, 일부 대형 마트에서 피죤의 가격이 부조리하게 책정됐며 마케팅의 빛이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회장 부녀, 검찰에 소환되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김한수)는 지난 달 27일,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윤재 회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장녀 이주연 피존 부회장 등과 함께 실제 거래액보다 대금을 부풀려 납품업체에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횡령에 직접 관여했는지 추궁하고 구체적인 방법과 규모, 사용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 중순 쯤, 이 회장 등 경영진 일부가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서울 역삼동 피존 본사와 주요 경영진들의 자택, 이 회장 가족의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또 같은 시기, 이 부회장과 전ㆍ현직 임원 등을 피내사자 및 참고인 신분으로 수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필요하면 이 회장과 이 대표를 다시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주연 부회장은 이윤재 회장의 장녀로, 현재 피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대표이사 자리에 취임한 지 불과 10개월 만에 이와 같은 비자감 조성 의혹을 받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윤재 회장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은욱 전 사장을 청부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이 사건으로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면서, 장녀 이주연 부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납득 어려운 가격 '구설수'
인터넷 상에서는 피죤 제품의 부조리한 가격 책정이 논란이 됐다. 논란은 한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피죤 미모사 4.0L’ 제품과 '피죤 미모사 3.5L 제품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두 제품은 0.5L의 차이가 나는 똑같은 제품으로 양이 많은 제품이 8400원. 양이 적은 제품이 1만500원에 책정돼 있다. 양이 적은 제품이 오히려 2100원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김수현 얼굴이 들어갔다고 해서 제품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이 납득할만한 일이냐”, “김수현의 모델료를 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느냐” 등의 말로 피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피죤, “일시적 할인행사였을 뿐” 해명
논란이 일자 피죤은 즉각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피죤 관계자는 “4리터 제품은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전용상품으로, 지난 10월 25부터 11월 14일까지 10년전 가격 수준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격이 낮아졌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모델료’ 논란에 대해 이 관계자는 “모델 사진이 들어가 있어서 더 비싼 것이 아니다. 김수현 얼굴이 없는 제품은 이마트 측에서 할인 행사를 위해 특별 주문을 받아 제작한 제품”이라며 “가격 책정은 피죤이 아닌 이마트 측에서 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었다. 지금은 모델 사진이 없는 4리터 기존 제품은 9750원에, 모델 사진이 들어간 3.5리터 제품은 5200원에 팔리고 있어, 대용량이 소용량보다 비싸게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 납품된 제품을 유통업체에서 싼 가격에 결정해 판매했다는 것이 피죤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장 부녀의 비자금 횡령 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용량이 작은 동일 제품을 비싼 가격에 이미 구매해버린 소비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수현 얼굴이 인쇄된 소용량 제품을 구입했다는 서울 화곡동의 이병권(50) 씨는 “이유야 어찌됐든 속은 느낌이 든다”며 “아무튼 소용량 제품을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에 샀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물건을 고를 때 꼼꼼히 따져보게 될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더 이상 제조업체든 유통업체든 믿지 못할 것 같다는 뜻”이라며 씁쓸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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