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열 생보사, 성장판 닫혔다?

산업 / 전성운 / 2012-12-06 16:16:44
방카 영업 한계 도달…추가 인수도 '난항'

4대 금융지주사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 한정된 만큼 시장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계사 채널이 약한 지주계열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기가 여의치 않은데 여기에 금융당국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더욱 힘든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4~7월까지 수입보험료 기준 점유율에서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은 업계 중하위권을 차지했다. 신한생명만이 점유율 4.48%로(1조4762억원)으로 업계 4위권을 형성하고 있을 뿐 KB생명(2.21%) 14위, 우리아비바생명(1.23%) 18위, 하나HSBC생명(0.41%) 23위를 기록했다.


카드사의 경우 신한카드가 부동의 업계 1위, KB카드가 분사 1년만에 업계 2위권을 형성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상황이다. 이는 설계사 채널이 미약해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전체적으로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한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한 ‘방카슈랑스 25%룰’에 의해 방카 채널만 가지고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즉시연금 판매 급증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오히려 역마진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도록 하고 있어 설계사 채널이 약한 지주계열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서는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수 없다는 것도 지주계열 보험사들에게는 걸림돌이다. 우리아비바생명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작년 말 12.8%에서 지난 9월 20%까지 끌어올리며, 보장성 비중 높이기에 주력한 효과를 봤으나 여전히 저축성 비중이 매우 높다.


◇ “설계사 채널 육성 피한 결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주계열 보험사들은 타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KB생명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작업이 9부 능선을 넘는 듯 했지만 인수과정의 장기화로 이상 기류가 흐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ING그룹의 아시아 보험·자산운용 사업 지분을 내년 말까지 50% 이상을 팔되 나머지는 2016년 말까지 정리하도록 승인해 자칫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외국계 기업과 합작형태로 운영해온 우리아비바생명과 하나HSBC생명 역시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양사 모두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했으나 높은 인수가격 등을 이유로 포기하기도 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08년 합작 이후 관계를 청산할 준비 중이다. 영국의 아비바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현금 유동성의 확보 등을 이유로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한 실사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HSBC생명은 아직까지 분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합장 기간도 5년이 다 되가는 만큼 분리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들이 별다른 타개책 없이 저조한 실적 경영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주계열 보험사들이 은행 채널을 활용해 손쉽게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들은 보험업을 은행창구 활용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설계사 채널을 육성하는 데는 사업비가 많이 들고 정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적자가 나지 않는 선에서 보험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 채널을 육성시키는 데는 시간과 비용 투자가 높은 만큼 인수를 통한 성장을 꾀할 것”이라며 “마땅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