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청년도 ‘일자리’는 없다

산업 / 전성운 / 2012-12-06 15:23:51
실업률 사상최고…수요 감소·경기둔화 가속

경기침체 심화와 끝없이 치솟는 실업률로 유럽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미약하나마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있지만 경기가 성장세로 반전되더라도 실업률은 계속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독일 등 유로존 핵심 국가의 경기마저 위축되는 등 곳곳에 위기를 키울 지뢰들이 잠복해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10월 실업률이 11.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보다 0.1% 포인트 높아진 것이자 유로화 출범 이래 최고치다. 10월 실업자 수는 1870만 명으로 전달보다 17만 명, 전년 동기보다 21만 명 늘었다. 실업자 수 증가 폭은 최근 4개월 사이 최대치로 EU 27개국 전체의 10월 실업률도 10.6%에서 10.7%로 높아지면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라별로는 전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스페인이 26.2%로 가장 높았으며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25.4%), 포르투갈(16.3%), 아일랜드(1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유로존 2위와 3위 경제국인 프랑스(10.7%)와 이탈리아(11.1%) 실업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유로존 밖에 있지만 주요 유럽국가인 영국(7.7%)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스트리아(4.3%), 룩셈부르크(5.1%), 독일(5.4%), 네덜란드(5.5%) 등 일부 유로존 핵심국가만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국과 주변국 간의 격차가 실업률에서도 더욱 벌어지고 기존 중심국 내에서도 차이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 실업률 상승, 경기둔화 불러와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고용을 더욱 줄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시 수요 감소와 경기 둔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로존은 3분기에 마이너스 0.1% 성장하면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갔다. 4분기엔 0.3%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민간기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7일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0%에서 마이너스 0.3%로 낮췄다. 내년도 전망치는 유로존의 경우 1.0%에서 0.1%로, EU 전체는 1.3%에서 0.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집행위는 특히 유럽 경제의 기관차인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0.8%로 내려 잡았다.


유럽 내 수요 감소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등 핵심 국가들도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경기전망이 악화하자 이미 신규 투자에 매우 조심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그동안 독일 경제는 유로존 다른 지역과 거리를 두는 디커플링을 보여왔으나 최근의 데이터들은 재정위기의 전이가 독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재정위기의 여파가 경제활동과 고용을 계속해서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분석했다. EU 안팎의 주요 경제예측 기관들은 유로존과 EU 경제의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되다 하반기부터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이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이는 전달에 비해 0.3% 하락한 것이자 근 2년래 가장 낮은 것이다. ECB의 억제목표치(2%)는 넘는 것이지만 목표치로 계속 낮아지고 있어 유로존 당국들이 향후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넓어졌다.


그러나 집행위의 내년도 성장 전망치는 미국과 중국 등의 선도로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등 외부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제로 삼고 있다. 또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로존 내부의 위기 요소들이 악화하지 않을 때야 기대할 수 있는 낙관적 전망이다.


◇ 드라기 “실업률, 통탄할 정도로 높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소들이 다시 불거지면 유럽 경제의 미미한 회복세 전환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분노의 도화선이 이미 당겨진 상황이다. EU 집행위는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도 실업률은 2014년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은 경기가 회복되어도 일정 시간 지나야 늘어나는 특성 때문이다. 드라기 ECB 총재도 “실업률이 통탄할 정도로 높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청년실업률이 문제다. 유로존의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평균 23.9%다. 4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특히 스페인은 55.9%, 그리스는 58%로 무려 60%에 육박하고 있다. 젊은이 10명 중 6명이 백수인 상황이다.


유럽 각국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긴축재정 정책을 계속 펴고 있다. 기업들의 부채를 나라가 떠안으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이미 궁핍해져 있으며 일부 국가에선 이를 넘어 ‘사회적 참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들을 중심으로 시민 저항운동과 반 자본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