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엔 택시 잡기 수월할까…”

산업 / 전현진 / 2012-12-06 15:10:37
서울시, 연말 택시 ‘승차거부’ 근절 대책 발표

동료들과 송년회를 마치고 거리에 나섰다. 길가에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중 한 대에 타기 위해 문을 열었는데, 문은 굳게 잠겨있다. 택시기사는 창문을 열더니, 행선지를 묻는다. 이 때 기사가 요구하는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 차에 오르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뒷 차로, 그 뒷 차로, 그 뒤의 뒷 차로 발걸음을 옮기지만, 똑같은 경험만 반복할 뿐이다.


택시는 많은데, 날 태워주려는 택시는 없다. 기나긴 택시의 행렬을 뒤로 하고, 도로 한복판으로 나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다. 지나가는 택시는 없어도 너무 없고, 나 같은 처지의 손님은 많아도 너~무 많다. 벌써 30분 째다. 날씨는 춥고 졸음은 쏟아진다. 차라리 시내버스라도 다닌다면 서서라도 가련만… 집에 가고 싶다…


매 해 연말만 되면 반복되는 광경이다. 이런 모습을 없애기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가 택시 승차거부 빈발 지역 10개소에 시내버스 막차 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 하고 심야전용택시 1,479대를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 대체교통수단 마련… 시민 불편 최소화
서울시는 “연말에 집중적으로 택시 승차거부가 발생되는데, 이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내버스 막차 시간 연장 및 심야전용 택시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우선 오는 31일까지 홍대입구, 강남역 등 승차거부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시내 10개 지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98개 노선의 막차를 새벽 1시 이후까지(출발지로 향하는 정류소 기준) 연장 운행한다.


시내버스 연장 운행 대상 지역은 △홍대입구 △강남역 △종로 △신촌 △영등포역 △역삼 △여의도 △건대입구 △구로 △명동 등이다.


이에 따라 홍대입구역 정류소를 새벽 1시 이후까지 지나던 기존 노선은 0개에서 13개 노선으로 늘어나고, 강남역은 10개에서 22개, 종로2가는 3개에서 20개, 영등포역은 2개에서 27개 노선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또 11일부터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개인택시 사업자가 운행하는 ‘심야전용택시’ 1,479대의 운행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는 심야에 개인택시 운행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심한 공급부족이 발생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심야전용택시는 기존 개인택시의 3부제 운행(2일 운행 후 1일 휴무)과 달리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운행하고 일요일에 휴무한다.


시는 이를 위해 서울시내 개인택시를 대상으로 심야전용택시 운행 사업자를 자율적으로 모집했다. 심야전용택시는 표지판에 ‘개인 9’라는 숫자로 식별할 수 있다. 기존 3부제 운행 택시는 현재와 같이 ‘개인 가, 나, 다’로 표시된다.


요금은 기존과 동일하게 기본요금 2,400원에 구간요금 144m당 100원씩 추가된다. 밤 12시~ 새벽 4시까지 붙는 할증요금(기본요금 2,880원, 144m당 120원씩 추가)도 기존과 동일하다.


◇ 승차거부 단속 및 계도 강화
서울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시, 자치구 직원, 경찰 등 총 290명을 투입해 시내 20개소에서 택시 승차거부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며 신고가 몰리는 5개소에서는 이달 말까지 이동식 CCTV,고정식 CCTV를 동원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단속지침에서 정의하는 택시 승차거부란 ‘빈차’ 표시등을 켠 택시 운전자가 승차를 원하는 승객을 의도적으로 탑승시키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승객이 타기 전 행선지를 물은 뒤 태우지 않는 행위 △빈차이면서도 손님이 제시한 행선지를 듣고 지나치는 행위 △핑계를 대며 승차한 손님을 하차시키는 행위 등이 해당한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승차거부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홍대입구’였다. 강남역과 종로가 뒤를 이었고 시간대별로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가 가장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세 지역은 전체 신고의 54.9%를 차지할 정도로 승차거부가 집중된 지역이었다.


서울시와 택시조합이 연계한 민관 합동 계도도 이뤄진다. 강남역과 종각, 동대문 등 7개소에서는 개인과 법인택시 조합, 서울시 직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보가 진행된다. 홍보활동에는 시민들의 승차 어려움을 줄이도록 승차질서를 유지하고, 승차거부 및 호객행위 근절을 위한 피켓 홍보 등이 병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내 20곳을 대상으로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단속에선 이동식·고정식 CCTV가 동원돼 승차거부와 부당요금 징수 등 위법행위를 적발한다. 아울러 원활한 공무집행을 위해 경찰의 지원도 받을 계획이다. 택시 승차거부에 적발될 경우 1차는 과태료 20만원, 2차 과태료 20만원 또는 자격정지 10일이 부과되고 연간 4번 이상 적발될 시 택시운전자격이 취소된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그 동안의 연말 택시 승차거부가 단속과 계도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버스 막차시간 연장과 심야택시 공급과 단속이 병행해 이뤄지는 만큼 시민 교통이용이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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