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도 여객선 침몰로 폭주하는 오보 유감

문화·라이프 / 김형규 / 2014-04-18 17:58:08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 있다. 단군 이래로 가장 큰 해상 참사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엄습해 온다. 슬프다. 정말 슬프고 안타깝다.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오전 9시 모 통신사에서 속보라며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 중이라고 전해왔다. 대수롭지 않게 보도자료를 접하고는 여느 때처럼 단신 처리를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평안함도 오래가지 못했다. 이내 첫 사망자가 나오더니 배는 선미 일부분만 남겨둔 채 차디찬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발표가 집계 오류로 인해 몇 차례 바뀌면서 안타까운 오보를 계속 전할 수밖에 없었고, 이내 더 많은 실종자가 확인되면서 안타까움을 더 했다.


야구장에서는 단체 응원을 삼갔고, 많은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었고, 모든 지상파에서는 드라마를 결방하며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오열하는 실종자 유가족의 모습은 더욱더 가슴을 아프게 했다. 사고 원인은 다르지만 몇 해 전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천안함 폭침 때가 오버랩되어 그 슬픔은 더욱 진해졌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에 언론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신중한 보도를 해야 한다. 매일·매주·매달 이곳 저곳 뛰어다니며 ‘꺼리’를 찾아다니는 언론이지만 재난보도는 다르다.


사고 당일 모 종편방송사에서 세월호 사고 생존자와 ‘친구가 사망했다는 걸 알고 있느냐’는 등의 부적절한 내용의 인터뷰를 해 국민들의 노여움을 샀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슬픔과 비극의 현장에서 할 말이 아니다. 언론사도 할 말 못할 말 가려가며 해야 했다.


이것은 비단 그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언론사도 사고 당일 기사를 내며 중대본의 집계 오류라는 핑계로 오보를 덮으려 했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합리화하기에 바빴다. 반성해야 한다. 언론인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반성해야 한다. 인터뷰 파문을 일으켰던 해당 방송사의 메인 앵커가 나와 ‘깊이 반성하고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다’고 한 것처럼 반성해야 한다.


사실보도와 왜곡보도, 오보와 속보의 차이를 현란한 글재주로 교묘히 물타기 하면서 ‘오보는 언론의 숙명이고, 오보를 걸러내는 것은 역사’라며 자위할 필요도 없다. 오보가 없도록 하는 것이 기자와 언론이 숙명처럼 떠안아야 할 ‘숙제’이고 ‘책임’이며 ‘윤리’인 탓에 오보는 언론의 ‘수치’인 것이다.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의 오보는 피해 당사자나 유족, 그리고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주었다. 사실 보도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재난 보도’의 오보이기 때문에 그 피해는 더욱 크다.


그동안 기사를 내며 많은 실수를 해왔고 보아왔다. 지금도 배운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은 언론인으로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언론인 모두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보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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