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산업은행, 대우조선 살리기 ‘총력’

산업 / 김재화 / 2015-07-24 17:40:32
자금 지원 유상증자 최소 1조~2조 원 가량…경영 ‘악화’ 우려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분식회계’ 의혹을 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2조 원대 손실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KDB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대주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붓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여신 부실로 인해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기업대출 금액 높은 편… 부실 심각한 상태


실제 산업은행의 기업여신 부실은 심각한 상태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산업은행의 기업여신은 총 120조 9978억 원에 달한다. 일반은행인 신한은행(81조 8240억 원), 국민은행(101조 7776억 원), 하나은행(52조 6540억 원)의 여신상황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아직 민영화에 성공하지 못한 우리은행(116조 5350억 원)과 특수은행인 기업은행(136조 6661억 원)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낮은 금액이 아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에 제공한 여신은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일반은행들은 기업대출 비중을 줄이고 가계대출을 늘리는 상황에서 반대로 산업은행과 같은 특수은행들은 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긴급 자금 수혈 받을 상황 아냐


지난 15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경영실태 파악을 위해 실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채권단과 협의 하에 리스크의 가능성에 대해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할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


이어 22일 주채권은행 대응방안을 통해 “대우조선이 선박 건조와 관련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등 영업활동과 관련한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경우 조기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에서 일단 한숨 돌린 상태다. 대우조선은 지난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 원의 회사채를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했다. 당장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거나 긴급 자금 수열을 받아야 할 상황은 피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오는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 원 규모 회사채도 어려움 없이 넘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2분기 실적을 놓고 봤을 때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부실이 반영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할 때의 부채비율 유지 의무조항에 따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기업여신 부실 완화 위해 대우증권 매각 ‘만지작’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를 통해 산업은행이 기업여신 부실을 완화하기 위해 대우증권 매각을 서두를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수차례 대우증권 매각을 언급해 왔다.


대우증권은 주가 상승으로 대규모 이익이 기대되는 자산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을 43%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20일 기준 시장가격으로 2조 2336억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매각가는 3조 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3조 원을 부담할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가 9467억 원에 인수한 우리투자증권과 비교하면 대우증권은 ‘비싼’ 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경영진이 대우증권 매각에 신경 쓸 여력도 없고, 정부도 산업은행에 매각을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제 값을 받지 못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경영 지속적 관여 ‘자의반타의반’ 책임 불가피


산업은행은 현재로써는 재무건전성이 우려되지만 일단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산업은행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현재 CFO인 김열중 부사장 역시 산업은행 출신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경영에 지속적으로 관여해온 만큼 ‘자의반타의반’으로 책임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추가 자금 지원 방식은 유상증자로 최소 1조 원에서 2조 원 가량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수금환급보증(RG) 등 대출을 함께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다. RG는 조선사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고 선박을 건조하다가 납기 안에 배를 인도하지 못할 때 선수금을 돌려준다는 보증서다.


다만, 조선사가 선수금을 받으려면 은행, 보험 등 금융사의 보증이 필요하다. 조선사가 파산할 경우 이를 대신해 금융사가 선수금을 물어주겠다는 보증이다.


만일 RG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선수금을 받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신규 수주를 따내는 데도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공사진척에 따라 RG보증이 해소되는 시점이 있다. 선수금 지금 연장이 안 될 수도 있고 선수금 보증 한도가 있는데 이 한도만큼 보증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이하 채권단이 떠안을 방침이다.


다만 대우조선이 2분기 누적 손실을 해소하면 오는 2016년 이후부터는 적자 탈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착수한 상황이다. 실사 예상 기간은 2~3개월이 소모된다.


산업은행측은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최대 인력을 투입해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라며 “주요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농협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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