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기 근절 칼 뺀 보험업계, 체면 세우기를…

기자수첩 / 이경화 / 2017-02-08 15:50:51


▲ 생명보험협회와 25개 회원사는 8일 2017 보험사기근절 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생명보험협회 제공>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수술치료를 계기로 병원에 허위 입원해 보험사로부터 억대의 보험금을 타낸 50대 A씨가 최근 경찰에 검거돼 불구속 입건됐다.


속칭 이 가짜 환자는 통원치료로 호전이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확대해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6년간 전북일대 병원 19곳을 옮겨 다니며 짧게는 14일부터 길게는 42일까지 허위 입원해 보험사 4곳에서 보험금 1억96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2월 받은 무릎 연골판 파열 수술을 계기로 병원에 46차례에 걸쳐 820일간 입원했고 이 중 424일을 허위 입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보험사기를 권유하는 방법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고의 충돌·자해 등 흔한 자동차보험 사기 수법을 능가한 사례도 있다. 40대 B씨는 고액의 선박 보험금을 타내려고 자신의 레저선박을 고의로 침몰시킨 혐의로 검거됐다. 피의자 B씨는 지난해 6월 말 자신의 19t짜리 레저선박을 몰고 항해하던 중 수중 암초와 부딪혀 선체가 파손되면서 바닷물이 유입되자 선박을 일부러 방치해 침몰시킨 후 보험사에 보험금 4억원을 청구, 200만원을 타냈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보험사기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각종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생명보험협회·25개 생명보험사는 8일 2017 보험사기 근절 선포식을 갖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사기 조사 시스템 구축과 보험사기 전담부서를 확대하는 등 보험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보험사기가 다수의 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친족살해 등 강력범죄와 연계돼 있다”며 “중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2017년 주요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보험사기 척결을 위한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험사기 취약분야에 대해 기획조사를 진행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도 보험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제정, 지난해 9월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보험사기란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해 보험자를 기망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라고 정의내렸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보험사기 추정금액은 연간 약 3조4000억원으로 가구당 매년 20만원(1인당 7만원)씩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꼴이다.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 보험회사는 보험사기의 피해자이자 책임자이기도 하다. 보험사기 근절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점인 만큼 보험업계가 적극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줘 체면을 세울 수 있길 기대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