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전쟁 1차전 끝… 10월부터 2차전 본격 돌입

산업1 / 정창규 / 2015-07-13 17:21:33
신라·한화勝… 신세계·현대·SK·이랜드·롯데 敗


▶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잡은 신라·한화


[토요경제=정창규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가 결정됐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5년 동안 최대 10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선정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 10일 오후 5시 5분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서울 3곳, 제주 1곳의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했다. 특히 15년만에 진행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대기업 개열 총 2곳의 사업권에 7개 법인이 참여했고, 중견기업에 1곳의 사업권에 14개 법인이 참여해 여론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3곳 가운데 2곳은 대기업군 일반경쟁입찰로, 1곳은 중견·중소기업 대상 제한입찰로 배정됐다. 중소·중견기업 부문에선 SM면세점(하나투어)이 사업자로 결정됐고, 제주에선 제주관광공사가 신규 특허를 얻었다.


현재 참여 법인들은 최종 결과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눈치다. 대기업 법인의 경우 10월 있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2라운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워커힐 및 롯데 소공점 등 면세점을 둘러싸고 피말리는 2차 전쟁이 예상된다.


한편 현재 국내 면세점은 모두 16곳으로 서울(6곳), 부산(2곳), 제주(곳)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서울에는 롯데면세점(본점,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신라면세점, 워커힐면세점, 동화면세점이 운영중이다. 부산에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제주에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운영중이다. 이외 기타 지역은 대전(신우면세점), 대구(그랜드면세점), 울산(진산면세점), 창원(대동면세점), 수원(앙코르면세점), 청주(중원면세점)에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

▲ 대기업 오너들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가 선정됐다. 10일 오후 HDC신라 면세점으로 탈바꿈 되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왼쪽)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점이 들어설 63빌딩.


▶ 시장 재편… 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한화 4파전


특히 이번 발표로 대기업 각축장이 된 면세점 시장 구도는 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한화 4파전으로 재편됐다. 기존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와 신라의 양강 체제였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0.76%와 30.54%를 차지하고 있다. 두 개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81.30%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 시장은 롯데와 신라가 주도하던 양강 구도에서 이번 한화갤러리아 추가 면세점 사업권 획득으로 신세계와 함께 4강 구도로 재편됐다”며 “신라와 롯데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점 영업면적은 각각 2만7400㎡(8303평), 9900㎡(3000평)으로 개별 입지와 경쟁력 측면에서 예상 평당 매출은 1억7000만원, 1억40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매출 추정액은 1조4081억원, 4203억원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을 9%로 가정할 경우 올해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1267억원, 37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 누가 참여하고, 어떻게 선정됐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에는 신세계DF,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 총 7개 사업자가 신청서를 냈다. 재계 순위 1위의 삼성, 3위 SK, 5위 롯데, 9위 한화등 이들 참여기업 모두 재계 순위 50위권 안에 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서울시내 대기업 몫의 면세점 경쟁률은 3.5대 1, 중소·중견기업 몫의 서울시내 면세점은 14대 1, 제주 시내면세점은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수장들 역시 이번 면세점 신규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걸어 왔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과 연합을 통해 의욕을 보여줬고, 김승연 한화 회장 등 다른 기업들 수장들도 면세점은 물론 후보 부지 인근 상권 활성화, 중국 관광객 유치 등 관광 인프라 조성 등 다양한 사회적 공약을 내걸었다.


재계 순위 50위권 안에 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다보니 치열한 경쟁을 뚫고 '황금 티켓'을 거머쥘 곳은 어디인지 업계 안팎으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국내 시내 면세점의 경우 9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인천국제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발표(PT) 최종심사에서는 각 사 대표들이 직접 나서 12명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5분 동안 핵심 사업계획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했다. 이어 20여 분 동안 심사위원들의 날 선 질문에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비공개로 치러진 프레젠테이션은 오전 8시 중소·중견 후보인 중원면세점부터 서울면세점까지 14개 법인이 차례로 심사장에 입장했다. 이어 오후 4시 30분께부터 시작된 PT는 신세계DF,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롯데면세점 순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인 HDC신라면세점은 오후 7시 30분에 입장해 8시쯤 끝났다.


이날 인재개발원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방문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사장은 비록 PT장소에는 입장하지 안했지만 입구에서 PT진행 관계자들을 격려한 후 돌아갔다.


이 사장의 방문에 대해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에게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마지막까지 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이 10일 오후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 대강당에서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관세청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15년 만에 주어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운영권을 획득했다고 밝혓다.


▶ 참여기업 프리젠테이션 내용 어떠했나.


HDC신라와 한화를 포함한 각 후보기업들의 가장 큰 차이는 입지선정이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쇼핑몰, 신세계는 충무로의 신세계백화점 본관,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 이랜드는 홍대입구에 입지를 선정했다. 그에 반해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각각 면세점 입지를 잡고 심사를 준비했다.


지난 9일 진행된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들여다보면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관광의 '베이스캠프'를 자임하며 세계 6위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능력과 현대산업개발 간 시너지를 극대화를 내걸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랜드마크인 63빌딩을 면세점 본거지로 삼은 한화는 명품관 운영을 통해 구축한 인프라 등을 어필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을 면세점 사업지로 선정한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는 신세계 면세점과 백화점을 둘러본 뒤 남대문시장으로 관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관광 벨트 구축을 내걸었고, 영업이익 20% 사회 환원'이라는 '통큰 공약'을 내건 정지선 회장의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DF는 면세점 전체면적의 3분의 1 규모(2908㎡)를 국산품 매장으로 운영하고 이 중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매장으로 내어주겠다고 선언했다.


명품 브랜드 구성과 차별화해 매장 면적의 50%를 K-브랜드(한국의 제품)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내건 SK네트웍스는 한류 확산을 통한 '면세점 3.0'을 내걸었다.


젊음의 거리 홍대를 면세점 요새로 삼은 박성수 회장의 이랜드는 중국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7300여개 중화권 매장에 홍대 상권 지도와 홍보 동영상 상영 등 신규 관광객 유치에 나서겠다고 공헌했다.


▶ 선정업체 5년 범위내 1회 갱신 허용


이날 사업자 선정에 앞서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정부 민간위원 12명으로 구성된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를 개설해 특허 신청 업체들에 대한 인터뷰와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는 관세법 시행령 192조의 3 제2항에 규정된 특허심사기준을 바탕으로 정책연구용역과 특히심사위원회 논의의결을 거쳐 마련된특허심사위원회 심사기준에 따라 신청업체의 사업계획과 실적에 대한 관리역량(250점), 경영능력(300점), 주변 환경 요소(150점), 경제사회발전 공헌도(150점), 사회환원및상생협력노력(150점) 등 5개 분야별로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서울 일반 경쟁의 경우 위원들의평가를 합산한 점수가 높은 두 개 업체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가 선정됐다. 또 서울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에 SM면세점, 제주도의 경우에 제주관광공사가 최종 선정됐다.


최종 선정된 업체들은 영업준비가 완료된 후 특허가 부여된 시점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며 중소중견 제한경쟁을 통해 선정된 경우 관세법령에 따라 5년의 범위 내에서 1회 갱신이 허용된다.


정부는 기존 시내면세점의 투자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시내면세점 투자로 인해 약 3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4000여 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의 조기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눈치다.


정부는 금번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가 우리나라가 관광 서비스 산업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관세청 차원에서는 향후 신규면세점이 운영 준비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서 신속히 개업을 하고 투자효과가 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 2차 전쟁 돌입… '지키느냐, 빼앗느냐'


이날 4곳의 시내면세점이 확정된 가운데 재계가 숨돌릴 틈도 없이 시내면세점 쟁탈전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번에 패배를 맛본 신세계(신세계DF)를 비롯해 현대백화점(현대DF),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호텔롯데(롯데면세점), 이랜드(이랜드면세점) 등은 하반기 면세점 입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오는 9월 25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하는 곳은 서울과 부산 총 4곳이다. 워커힐 면세점은 오는 11월 16일, 부산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점은 12월 15일이 특허 만료일이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오는 12월 22일, 월드타워점은 12월 31일 특허 기간이 종료된다. 관세청은 응찰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신규특허와 같은 실사와 사업계획발표(PT)등의 심사 절차를 거쳐 11월 께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번 시내 면세점 입찰이 신규특허를 놓고 벌인 경쟁이었다면, 이번 특허 입찰전은 기존사업권을 지키는 싸움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기존 사업자는 연장 개념으로 면세점 운영을 이어 올 수 있었지만 2013년 관세법 개정에 따라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연장해야 한다.


특히 신세계는 서울에서는 특허 획득을 위해 공성전(攻城戰)전을, 부산에서는 특허를 지키기 위한 수성전(守城戰)을 동시에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2012년 하반기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며 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내 3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와 SK는 기업의 사활을 걸고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신규 특허 획득보다 방어전 준비에 일찍부터 공을 들여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서울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의 매출만 2조6000억원으로,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오는 9~10월 펼쳐질 경쟁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워커힐면세점이 이번 특허 심사에서 탈락하면 서울 시내 면세점은 포기해야 하므로 반드시 지켜내야하는 상황이다.


이번 관세청 면세점 사업권 심사 기준에서 가장 중요 덕목이 운영능력(300점)과 특허보세 관리 능력(250점) 외에 관광인프라 조성(150점),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과 사회공헌 점수 등도 승부를 가를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능력도 이번 면세점 대전 승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다. 9월 25일 신청이 마감되면 늦어도 10월 말 또는 11월 초까지는 서울·부산 시내 4개 면세점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사업자들이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예단은 힘들다. 지난 10일 신규특허 선정 발표를 주관한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이 “기존 특허 보유기업과 신규 신청 기업을 동일 선상에서 놓고 최대한 공평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히면서 호텔롯데 등 4개의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은 바짝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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