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이재용·정용진·조양호·등 ...너도나두 ‘불출석‘
경제활성화에 저해....무기력한 국감 ‘청문회 무용론’
[토요경제신문=정창규 기자]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는 재벌 및 대기업 관계자들의 명단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초 재벌 관련 이슈가 많아 재벌 오너나 총수 일가의 국감 출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야 협의 결과 관심을 모았던 인사는 대부분 제외 되면서 ‘반쪽 국감’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 속에 현재까지 여야가 합의한 증인 명단에는 예상과는 달리 재벌 오너나 총수 일가 대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전문경영인이 대거 포함됐다.
현재까지 대기업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먼저 증인 채택이 결정된 주인공은 조현준 효성 사장 뿐이다. 조 사장을 뺀 애초 증인 채택이 제기됐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등 재벌 총수에 대한 여야 협상은 대부분 채택이 불발됐다. 다만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을 교문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박 전 회장의 경우 회사 문제가 아니라 중앙대 학내분규와 관련해 재단 이사장 자격이다.
국감 채택 인물 대부분 전문경영인
현재까지 채택된 증인은 대기업 계열사 사장이나 정보기술(IT) 기업 대표 등 전문경영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조대식 SK㈜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SK㈜·SKC&C 합병 및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 등을 따지기 위해서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장 출신의 김한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주인종 전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론스타 사태’ 등과 관련해 증언대에 서게 됐다.
국토위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오는 11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안전행정위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인터넷실명제 합헌 논란과 관련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증인 채택했다. 최근 논란이 된 헌법재판소의 ‘선거기간 중 인터넷실명제 합헌’에 대한 입장을 묻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07년에도 국내 양대 포털의 창업자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조선 빅3 CEO들 나란히 국감 참석
산자위는 조 단위 부실 논란을 겪고 있는 조선 빅3 CEO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사상 최초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석에 나란히 서게 될 전망이다. 이외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인사,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김일천 CJ오쇼핑 대표이사, 이영필 아임쇼핑 대표이사가 출석이 확정됐다. 또 소셜커머스 업계의 경우 전자상거래의 공정성 확보 필요를 이유로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불려나온다. 해외자원 개발사업과 관련한 자원에너지공기업 전직 사장단도 불려 나온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주강수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고정식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등이 출석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문형표 전 장관 비 기업인 출석 가능성↑
출석을 기다리는 기업인들도 있다. 환노위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놓고 노사갈등이 악화돼 최근 전면 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 사태와 관련해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과 여러 차례 노조 탄압으로 논란이 된 이주연 피죤 회장도 국감장에 세울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직원 대기발령 조치, 노조 탄압, 근로자 불법감시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환노위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과 김흥제 HMC투자증권 대표도 출석이 요구되고 있다. 또 야당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이희명 포스코엠텍 대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非) 기업인 중에선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안행위와 보건복지위원회에 증인으로 ‘겹치기 증언’을 하게 됐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복지위 증인으로 불려간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서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기재위는 정일우 필립모리스 코리아 대표를 불러 담뱃값 인상으로 차익을 챙겼다는 논란에 대한 소명을 듣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회가 국감 때마다 기업인들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정작 답변 시간은 1~2분에 불과하거나 아예 답변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며 “여야가 합의를 못해 불발로 이어진 경우도 있고, 게다가 무분별한 기업 국감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실제로 국감 증인채택에는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 한 관계자는 “야당은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재벌의 문제를 밝히려면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대기업 총수를 국회로 불러 망신을 주는 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어 국감 기간 내내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의 이같은 신경전에는 내년 4월에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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