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올 하반기 한국경제가 최순실게이트와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연 이은 대형 악재로 서민과 기업경제 가리지 않고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순실게이트’와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최순실씨가 사유화하려 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과 관련해 기업인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CSR(기업사회적책임)팀장(상무)은 전날 오후 검찰에 소환돼 31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이뤄진 조사지만 지난 5개월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와 면세점 입점 비리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롯데 입장에서는 고위급 임원이 검찰에 드나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롯데는 앞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선으로 K스포츠재단에 17억 원(롯데케미칼)을 기부한 상태였지만 K스포츠재단·미르재단 등의 프로젝트를 정부가 한류·스포츠 육성 취지로 추진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70억 원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송금 약 열흘 만에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70억 원을 공식 기부 계좌를 통해 돌려줬다.
롯데는 K스포츠재단이 자세한 설명 없이 ‘부지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70억 원을 반납했다고 전했다.
롯데 측은 “K스포츠재단 건 조사는 참고인 신분일 뿐이고, 지난 25일 국민에게 약속한 경영쇄신안을 차질없이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31일 SK그룹 박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무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과 여러 차례 만나 모금 관련 논의를 한 인물로 알려졌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씨의 지시를 받아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무는 80억원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거절하고 다른 액수를 제안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삼성·현대차·CJ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기업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 ‘최순실게이트’ 외에도 각 대기업들이 ‘대형 악재’를 맞아 허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7이 잇따른 발화현상이 일어나자 지난달 11일 결국 단종을 결정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을 5조2000억원으로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7%, 전 분기보다 36.15%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던 IM(IT·Mobile)부문은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왔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노조 파업의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0% 줄어든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의 6.4%와 비교해 1.6%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6.6%를 나타내는 등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3.3% 줄어든 108만4674대를 팔았다. 1∼9월 누적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347만7911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2차 임협 가결로 파업을 마친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IG의 조기 출시로 실적 부진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와 면세점 로비 의혹, 그룹 비자금 수사 등으로 장장 5개월간 검찰 수사를 받은 롯데는 지난달 25일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그룹 경영 쇄신안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쇄신안에는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그룹의 핵심인 정책본부의 축소,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지주회사 전환 등이 담겨있다.
또 5년간 7만명 신규채용, 여성인재 비율 40% 유지,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1만명 정규직 전환 등 사회공헌의 내용도 포함돼있다.
기업 경제 뿐 아니라 서민경제 역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지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경영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김영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화훼업, 농수축산업, 요식업 등 소상공인과 관련 중소기업 300여곳을 대상으로 법률 시행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70%는 법 시행 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중 70% 이상은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전체 응답자의 65%가 법률시행이후 평균 40%의 매출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런 경영어려움으로 업체들은 33%가 사업축소, 30%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고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업체도 35%에 달했다.
또 청탁금지법이 입법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0%의 응답자만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법률의 부작용 해소를 위해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으로는 41%의 업체들이 ‘음식물-선물 등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할 것을 요구했으며 ‘피해업종,품목에 대한 적용예외설정’이 38%, ‘조속한 소비촉진 정책마련’이 37%로 뒤를 이었다.
중기중앙회는 “청탁금지법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훨씬 커 소상공인들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법안의 취지를 더욱 살리려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들을 구제할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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