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 기업, 현지서 '갑질' 논란

산업 / 여용준 / 2015-12-22 19:21:30
▲ 2012년에 삼성의 하청업체가 멕시코 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당시 CCTV 화면.

임산부에게 납땜, 화장실 못 가게 해


사회보장보험료 횡령 등 행태 다양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갑(甲)질’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22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멕시코와 과테말라, 온두라스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공익법센터 어필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으로 이뤄진 모임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일이 없을 때 노동자들을 쉬게 한 다음, 나중에 일이 많아져 초과근로를 시킬 때 앞서 쉬었던 시간을 초과 근로시간에서 빼는 방식으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임산부에게 임신한 직원에게 납 용접 일을 시키는가 하면 화학 약품을 다루는 일을 맡기면서 안전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


한 기업에서는 노동자 1100명의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보험료를 매달 공제하고도 실제로는 관리자 36명만 당국에 등록하는 바람에 노동자들 대부분이 돈을 내고도 사회보장보험 혜택을 못 받았다.


또 다른 기업에서는 근무 시간 중 노동자들의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는 바람에 노동자들이 기저귀를 착용한 채 일해야 했다는 노동자들의 진술도 있었다.


이보다 앞서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지난 6월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갑질행태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화장실을 여러 번 가면 경고를 주거나 노동자에게 욕설을 하고 얼차려를 주는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노동착취나 갑(甲)질 행태는 이전에도 논란이 됐다.


미국 인권단체 '중국노동감시(CLW)'는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삼성전자 납품업체가 중국 현지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했다고 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2014년 6월 ‘2014 지속경영가능보고서’에서 중국 내 하청업체 100여곳을 조사한 결과 미성년자를 고용한 사실은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2013년 8월에 브라질 정부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제소를 당했다. 브라질 정부가 요구한 피해보상금만 1200억원이다.


앞서 2012년에는 멕시코 케레타로주에 있는 삼성전자 하청업체의 한국인 관리자가 현지 직원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적도 있다.


이 사건으로 삼성전자 하청업체는 멕시코 노동당국으로부터 2주간 영업을 정지당하고 한국대사관과 삼성전자가 공개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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