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자금 수사' 4개월 대장정 종결

산업 / 여용준 / 2016-10-19 16:02:05
롯데, 법정공방 준비·그룹 현압 챙기기 '분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4개월간의 길었던 수사를 마무리했다.


롯데그룹 비리를 파헤쳐온 검찰이 19일 신동빈(61)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대거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그룹 차원의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적발하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큰 관심을 모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 규명에 실패했고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제대로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국내 최대 수사조직인 서울중앙지검 3개 부서의 최정예 검사 20여명을 투입해 4개월 동안 매달린 수사치고는 초라한 성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을 받지 못해 구겨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유죄 판결을 받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신 회장 측은 김앤장법률사무소에 그대로 맡긴다. 변호인 구성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면밀히 살핀 뒤 ‘맞춤형’ 전문가로 꾸린다는 방침이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의 조재빈 부장검사가 직접 공소유지를 맡는다. 중견급 검사 3명도 함께 투입된다.


검찰 관계자는 “재벌 사건을 하면 그야말로 전쟁”이라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부장검사 본인이 재판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대부분은 신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부당 급여 지급은 신 회장이 직접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없어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게다가 이는 과거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정한 일이어서 신 회장이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았고 그에 따라 신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당 급여를 줬다는 검찰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시네마 일감 몰아주기도 신 총괄회장이 경영 전권을 행사하던 때의 일인 만큼 신 회장에게 주된 책임을 묻는 건 불합리하다고 맞서왔다.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을 투입해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는 ATM 수요가 늘어나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 미리 손실로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은 검찰 기소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이제 공이 법원으로 넘어간 만큼 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믿는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법정공방과 함께 그룹 현안을 수습하는 것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됐다. 검찰 수사 기간 동안 마비된 그룹을 추스르는 것은 물론 월드타워 개장과 M&A 등 현안이 쌓여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곳 중 7곳의 주가가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6월10일 이후 하락했다.


이들 계열사 7곳의 합산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7조7510억원으로 집계됐다.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일인 지난 6월9일(9조260억원)에 비해 15.8%(1조4550억원) 감소한 것이다.


롯데푸드(-2760억원), 롯데제과(-4970억원), 롯데칠성(-3800억원)의 부진한 흐름이 두드러졌다.


또 19일 보바스기념병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텔롯데는 사회공헌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신격호 총괄회장부터 대를 이어 오던 롯데월드타워의 완공도 신 회장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외관 공사를 모두 마무리했으며 연말 완공과 개장식을 앞두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총괄하는 롯데물산은 이번 주 월드타워 준공에 앞서 필요한 첫 번째 인허가 작업으로서 송파소방서에 소방시설 완공검사를 신청하고 관련 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다.


약 2주 정도 스프링클러·소화전 등 시설물과 자동으로 화재를 감지하는 능력, 내화 성능 등에 대한 점검을 거쳐 소방시설 완공검사 ‘필증’을 받으면 롯데는 바로 서울시 건축기획과에 ‘사용승인(준공)’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수사에서 구속한 총수 일가는 신영자(77)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유일하다. 계열사 사장급 중에는 롯데케미칼 소송에 연루된 기준 전 사장만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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