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메르스 보험’으로 관광객 모집…대표적 천민자본주의 발상

오피니언 / 김태혁 편집국장 / 2015-06-18 10:58:25

[토요경제=김택혁 편집국장]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지원방안에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15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메르스 대응 및 관광업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문제가 된 것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다.


문화부가 내놓은 방안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체류기간에 메르스 확진을 받을 경우 이를 보상하는 안심보험을 개발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오는 22일부터 내년 6월21일까지 1년 사이 한국에 들어온 관광객이 가입 대상이며 보험료는 정부가 낸다.


보상액은 여행경비와 치료비(실비), 3000달러(약 335만원)의 지원금(사망시 최대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귀국한 뒤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대해 금융소비자원은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며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금융소비자원은 문체부가 내놓은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소비자원은 “자국민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정부가 국민이 낸 혈세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심 쓰듯 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메르스의 경우 사전 예방이 중요한데, 외국인 관광객이 감염되거나 사망했을 때 사후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메르스 안심보험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실 ‘메르스 보험’은 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를 자칫 메르스 국가로 각인시켜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다. 세계 어디에도 국가가 나서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특정 질병을 공짜로 보장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까지 보장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여행 오라는 것이지만, 외국인들이 ‘메르스 보험’을 믿고 한국을 방문하기 보다는 오히려 한국정부를 돈 많은 정부 즉 ‘천민자본주의’ 정부로 조롱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직접적인 당사자인 보험사역시 메르스 보험을 출시하려면 사전에 메르스 관련 위험률 통계가 있어야 하지만, 메르스 관련 내국인 통계는 전무하고 외국인 통계도 부족해 상품 설계가 불가능하다. 정부 주도의 정책보험인 4대악 보험과 자전거보험 등이 실패로 돌아간 전례를 감안해 메르스 보험도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상품 자체에 대한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혀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정부 요청대로 상품을 만들었다간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메르스 피해는 정부의 구멍 뚫린 방역체계와 정보공개 지연으로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메르스 확산 방지에 역량을 집중하여 사태를 속히 종식시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며 병 걸리면 돈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메르스 보험’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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