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는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한 어떤 내용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온 정부 발표에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으며, 금융소비자원은 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문체부는 침체된 관광업계의 활성화를 위해 안심보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1년간 우리나라를 찾는 모든 관광객에게 입국과 동시에 자동으로 메르스 안심보험에 가입시켜 체류기간동안 메르스 확진 판정 시 치료비 전액과 여행 경비 및 보상금(확진시 3000만 원, 사망시 최다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손보업계 “상품개발 공문 받은 바 없어”
이와 관련 18일 대형손보회사 관계자는 “상품개발과 관련된 공문을 전혀 받은 바가 없으며 공문이 내려온 후에 해당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이드가 나와야 보험 상품의 담보 여부를 결정하고 보상범위도 정하는데 현재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며 “진행이 되지 않고 있어 (메르스 안심보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손보협회 한 관계자는 “일단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상품 출시에 대한 협의도 없었다”면서 “정부 요청대로 무작정 상품을 만들었다간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손보업계는 메르스에 대한 구체적 통계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정부 발표에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가 메르스 보험을 출시하려면 가입자 중 감염자와 사망자 비율 같은 ‘위험률 통계’가 나와야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다”면서 “현재 전혀 데이터가 없고 메르스의 전염성과 위험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여서 섣불리 개발에 손을 대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소원 “국민혈세로 무상지원 반대”
금소원은 이 같은 정부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금소원은 “지금까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특정 질병을 무료로 보장한 예가 없으며 오히려 한국이 ‘메르스 창궐국가’라는 인식만 심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소원은 “보건당국이 자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이 낸 혈세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보험료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이는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후 방안인 보험보다는 근본적인 ‘사전’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금소원은 “국민들의 메르스 피해는 정부의 구멍 뚫린 방역체계와 정보공개 지연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며 메르스 안심보험을 들고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한 금소원은 “메르스는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한 것인데도 문체부가 관광객 유치라는 이유로 감염되거나 사망했을 때 사후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금소원은 “문체부는 이런 보험을 출시하기에 앞서 사전에 관련 부처나 보험업계에 확인을 하거나 협의한 후 발표했는지 알 수 없다”며 “정부는 무료 보험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메르스 관련 의료 지원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광업계 회복세 기대한다”
문체부는 메르스로 인한 과도한 불안을 지워 관광업계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메르스로 인해 한국여행 취소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업계는 아무런 자구책을 강구하지 못한 채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여행 또는 출장을 계획할 정도로 건강한 사람들은 메르스 위험이 적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정부 부담으로 안심여행 보험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싸늘한 반응을 의식한 듯 문체부는 외신들의 긍정적 보도를 강조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CNN과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메르스 치료비용과 여행경비 등을 보상해주는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한국이 메르스 위협을 최소화하기보다 여행객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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