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에 흔들리는 주식시장 ‘업종 판도’

산업1 / 전은정 / 2015-06-09 09:29:15
‘큰 손’ 유커 발길 줄어 면세점·호텔 실적 하락

[토요경제=전은정 기자]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여파에 일부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 관련 업종의 급락세다. 중국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운송, 면세점, 호텔레저 업종은 하락하고 있으며 메르스로 인한 낙폭이 과한 것으로 나타난 화장품 업종의 주가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들 종목은 메르스 여파가 큰 이달 급등락을 마무리 할 전망이다.
주식시장 2~3주 최대 ‘고비’
메르스 여파로 인한 주식시장은 향후 2~3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9일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시,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어 6월 중순을 고비로 메르스 사태는 서서히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메르스와 함께 주식시장도 앞으로 2~3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 시기를 잘 넘긴다면 오히려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진단했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확진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약 6주 정도였고 이후부터는 빠르게 확진자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가 있었던 2분기에는 극심한 소비 침체가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소비침체가 해소된 점도 언급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단기적으로 내수가 바닥을 찍은 시점은 세월호 사태가 있었던 2분기였는데 극심한 경기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속화됐다”며 “이로 인해 하반기 들어서는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발현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뒤늦게나마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6월 지켜봐야 한다지만...
항공업계의 경우 지난 5월 20일 국내에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국제선 수송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메르스가 항공업종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강동진 HMC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한국관광을 포기한 관광객 수가 5~6월 평균 약 130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관광객의 1.5% 수준으로 미미한 편”이라면서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6월부터 크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메르스 여파는 6월 데이터에 반영돼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 애널리스트는 “이미 일부 단체 입출국 관광객들의 여행 취소 사례 및 출장 연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까지 한국관광을 포기한 관광객 수가 2만 명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국수요 및 각종 국제행사 취소와 관련된 수요 등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2분기 실적 하향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항공수요는 5월까지 급증세를 시현했지만 6월에는 메르스 영향으로 일시적인 여객수요의 약화가 예상된다”며 “줄어든 여행수요는 이연 효과로 돌아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전 사례를 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항공수요 약화는 일시적인 악재”라며 “여행수요가 급감한다고 해도 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닌 이연되는 수요로 나타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메르스 여파가 6월 중 걷힌다면 빠른 회복세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단기 실적 약화는 향후 다시 실적 급증세를 가져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며 “항공운송업종 주가의 단기 정체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상승 국면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 애널리스트 역시 “아직까지는 항공사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최성수기(3분기) 수요 악화까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다만 메르스 확산 추이가 어느정도 안정된다면 하반기 수요는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메르스 사태로 6월 수송실적 증가세가 주춤할 수 있다”면서도 “사태 진정 이후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과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점·호텔 매출 하락 ‘울상’
면세점과 호텔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의 수요가 매출을 좌우하는 면세점은 ‘매출 둔화’가 불가피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메르스 사태가 불거진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한국 여행상품 예약을 취소한 외국인들이 약 1만 2000명에 달하며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을 포함한 중화권 관광객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인바운드 업종인 면세점은 단기적으로는 실적과 주가에 부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시내면세점의 추가 입점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투자 기간을 생각한다면 떨어질 때마다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호텔, 레저 업종도 메르스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입국자 및 내국인 출국자 감소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미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방한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GKL 등 인바운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장품 두고 ‘엇갈리는’ 전망
화장품 업종은 면세점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세와 면세점 의존도가 높지않은 만큼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맞붙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가치) 부담에 따른 주가 약세 가능성 존재한다”며 “화장품 업종은 브랜드 업체들의 면세점 채널 실적 의존도가 높아 여행 수요 감소는 기업들 실적에 부정적으로 미칠 것”으로 비관했다.
반면 면세점 매출비중이 10%를 밑도는 만큼 하락세는 ‘과도한 판단’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르스 확산에 따른 중국 인바운드 수요 감소 우려감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나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 비중이 6.4% 수준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우려감은 과도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화장품 부문에 이어 생활용품까지 중국 진출이 확대되면서 LG생활건강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액 성장률은 하반기에 진입할수록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면세점을 제외한다면 화장품은 필요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며 중국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면세점 매출 대부분은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으로 브랜드 업체들이 자체 생산하고, 이들의 생산 브랜드는 면세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중국 현지 판매 성장세가 여전한 만큼 메르스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화장품 업종에 대한 메르스 우려는 한풀 꺾이는 모습”이라고 전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온 지난 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주가하락률이 6%를 웃돌았지만 최근들어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주요 화장품 기업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그는 “실적 가능성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매수해도 좋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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