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구속영장 기각…롯데 '안도의 한숨'

산업1 / 여용준 / 2016-09-29 11:51:41
▲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 "구속 사유·필요성 못 느껴"
검찰 "검토 후 재청구하겠다"
롯데 "경영 정상화 매진하겠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 측의 소명 내용을 검토해 재청구 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롯데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수사를 통해 범죄사실이 충분히 입증되고 밝혀진 횡령·배임액이 1700억여원, 총수 일가가 가로챈 이익이 1280억여원에 달할 정도로 사안이 중대함에도 피의자의 변명에만 기초해 영장을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보다 혐의가 가벼운 사례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실형을 선고해온 그동안의 재벌 수사와의 형평성에 반하고 비리가 객관적으로 확인됐음에도 총수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향후 대기업 비리 수사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피의자 소명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하루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돼 국가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친형인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400억원,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딸 신유미(33)씨에 100억원 등 약 500억의 부당 급여를 챙겨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과 서씨, 신씨 등이 국내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리고 아무런 경영 활동 없이 ‘공짜 급여’를 받아갔다고 본다.


신 회장은 또 2005∼2013년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서씨와 신 전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원실업, 시네마통상 등에 줘 이들 업체가 77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게 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 2009∼2010년 현금인출기 제조사인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있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막바지 고비에서 동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검찰은 신 회장을 구속하면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및 200억원대 ‘통행세 비자금’ 조성, 호텔롯데의 제주·부여리조트 헐값 인수 등 의혹에 신 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를 수사할 계획이었다.


신 회장은 지난 20일 소환 조사 때 비자금 조성, 계열사 간의 배임성 자산 이전 등에서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나 범죄 의도가 없었다면서 주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서씨와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기소한 검찰은 신 회장을 기소할 때 신격호 총괄회장을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신동주 전 부회장을 급여 횡령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롯데는 신 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모조리 자리를 비우게 돼 자칫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일본 경영진들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 회장이 구속됐을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 신격호 총괄회장 등 오너 일가가 모두 법정에 서게 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고(故) 이인원 부회장 역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주요 경영진인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모두 비자금 수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등으로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비상경영’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 쓰쿠다 다카유키와 일본인 이사진들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가 꾸려질 수 있었으나 신 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이같은 위기는 모면하게 됐다.


롯데 한 임원은 “신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한·일 롯데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매진하며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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