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국 금리인상 초읽기...국내 경제 ‘비상’

산업 / 전은정 / 2015-11-30 09:41:52
최대 교역국 中 경기 둔화


신흥국 경제 성장률 하락
우리나라 수출 부진 전망
[토요경제신문=전은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에 금리를 인상시킬 것으로 관측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위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대상국 중 신흥국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둔화로 국내 경제에 미칠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국내 경제는 비상사태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미 충격 회복...인상안 ‘만지작’
미국 경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역대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이제 충격에서 거의 벗어난 모양새다.
꾸준한 소비지출과 주택 판매 건수 감소 둔화, 정부 지출 확대전망 등 다양한 경기 회복 신호들이 감지됐다.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만한 충분한 여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리가 너무 오랫동안 낮게 유지되면 시중에 지나치게 많은 현금이 풀려 경제가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하는 리스크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연준은 4번에 걸친 양적완화로 미국 경제 회생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 금리’와 함께 양적완화(QE)로 불리는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엄청난 자금을 공급했다.
미국은 이제 회복을 끝내고 인상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앞서 연준은 제3, 5차 양적완화 발표 당시 실업률이 완전 고용 구간까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2% 구간에 머물면 긴축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0월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인 5%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회의에서 7년 만에 역사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신흥국 경기 둔화...수출 부담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한다면 신흥국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의 기업들은 중국의 성장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이미 경제사정이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금리정상화까지 시작된다면 원리금 상환압박과 신용경색, 채무불이행(디폴트)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이 속출하고 있다. 신흥국 경기가 둔화되면 신흥국 비중이 높은 한국 수출에 큰 부담이 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금리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56%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신흥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3%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5%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중국의 최종 원자재 수요의 감소와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장 환율 기준으로 39.2%, 구매력 기준 57.1%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의 성장 정체는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내수 성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불안...회사채 미매각 ↑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기업들도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도 일찌감치 운영자금을 마련해놔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수요예측 과정에서 매각수요를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이 바람에 매각되지 않은 1000억원의 회사채 물량은 모두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떠안게 됐다.
한화테크윈도 1000억원의 회사채 판매에 나섰지만 약 250억원어치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신용등급은 AA-로 양호한 편이다. 지난 7월에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이 실패로 끝난 셈이다.
SK하이닉스(AA-), GS EPS(AA) 등도 기관들의 투자 여력이 분산된 탓에 연이어 미달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나 GS EPS처럼 신용등급이 높고 무난한 실적을 내놓은 기업이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 발행시장이 위축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는 이미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후 벌어질 수 있는 기업구조조정과 신용경색 등 복합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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