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대 위기…日에 넘어갈 수도?

산업 / 여용준 / 2016-09-19 12:53:28
▲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구속시 경영진 ‘줄공백’
日 경영진 중심 ‘비상경영체제’ 가능
롯데 “비현실적인 일 일어날수도”


[토요경제= 여용준 기자] 롯데그룹이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을 일본인 경영진이 맡을 수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롯데그룹 및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이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소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특히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어 오너 공백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를 마친 이후 결정될 사안”이라면서도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현재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혐의는 2000억원대 횡령 및 배임이다. 거액의 부당 급여 수령, 특정 계열사에 대한 특혜성 지원, 총수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이 혐의의 골자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은 창립 이후 최악의 경영공백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롯데의 경영공백 사태는 비슷한 일을 겪은 대기업들과는 완전 다르다.


그동안 한화나 CJ, SK 등 총수가 구속돼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전문경영인이나 다른 오너 일가가 경영자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롯데는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모조리 자리를 비울 위기가 생겨 자칫 경영권이 일본 측에 넘어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달 초 10년간 400억원 이상 한국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에 불려갔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이달 7~9일 세 차례나 검찰의 방문 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말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후견인(법률대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 결정까지 받았다.


오너 일가 모두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고(故) 이인원 부회장 역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주요 경영진인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모두 비자금 수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등으로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까지 구속될 경우, 비상경영을 책임질 인물이 아무도 남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한·일 롯데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경우 일본 임원들이 경영권을 대신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홀딩스는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현재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도 19% 정도 갖고 있다.


홀딩스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27.8%) ▲ 그린서비스·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 ▲ 임원 지주회(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신격호 총괄회장 포함 가족(10% 안팎) 등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의 두 형제인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이 각각 1.62%, 1.4%로 매우 미미한 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문화재단 이사장 등의 지분까지 포함해 신씨 오너가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역시 오너가의 가족회사인 광윤사 지분(28.1%)을 더해도 40% 정도로 신씨 일가가 지금처럼 분열하지 않고 단합해도 과반에 이르지 못하는 구조다.


현재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관계사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 역량 등을 근거로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이런 입장을 유지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 신동빈 회장 편에서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관계사의 지분을 결속하고 관리하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홀딩스 사장 등 일본인 경영진들이 신씨 오너 일가가 다수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품을 경우에는 롯데 경영권은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롯데 관계자는 “홀딩스의 독특한 지분 구조를 감안할 때, 향후 일본 주주들의 뒷받침을 받아 롯데 그룹 최고 경영진이 일본인으로 바뀌는 비현실적인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연 매출 90조원에 이르는 한국 롯데를 외형상 20분의 1에 불과한 일본 롯데가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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