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WC] 잘 싸운 한국, 공격에서의 한방-수비 집중력 아쉬워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6-18 10:26:20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대회 전 많은 우려를 안겨줬던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18일 펼쳐진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첫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후반 23분, 이근호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의 실수에 편승하여 선제골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라지만, 5분 뒤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지키지는 못했다.


한국영의 맹활약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것은 기성용의 파트너로 중원을 담당한 한국영이었다. 파비우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 조직적인 축구로 변신한 러시아를 상대로 한국영은 강력한 중원 압박을 통해 상대가 뜻대로 경기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맡았다.
상대 전력 여부를 떠나 ‘선수비 후공격’의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해온 러시아는 역습 상황에서도 빠른 전환보다 조직적인 플레이를 통해 잘게 쓸어가는 형태의 플레이를 선보여 왔지만 전체적인 플레이의 컨트롤 타워를 맡아야 할 미드필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이날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영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함께 중앙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이 좀더 공격적으로 자신있게 나설수 있는 공간과 여유를 허락했고, 이로 인해 손흥민 등의 공격을 지원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한국영은 거칠고 과감한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 선수들에게 바짝 따라붙으며 움직일 공간은 물론 유효한 패스의 루트도 적절하게 막아서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우리 대표팀은 중원싸움에서 한국영이 러시아의 조직력을 제어하며 전반에는 러시아보다 볼 점유율에서 앞서는 등, 효과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부상과 현지 적응 등에서 김 빠진 러시아
대표팀과 첫 경기에 나선 러시아는 이전에 보여줬던 강력함과 짜임새 있는 조직력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호 포르투갈을 조 2위로 밀어내고 유럽 F조 예선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러시아는 팀 전력의 핵심인 로만 시로코프가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악재를 맞았다. 조직력 축구를 펼치는 러시아에게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담당하는 시로코프의 결장은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며 전력을 100%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러시아는 이날 경기에서도 팀내 최고의 킬러인 알렉산더 케르자코프를 비롯해 알란 자고예프 등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리 대표팀과 경기가 펼쳐진 브라질 쿠이아바에 경기 하루 전인 17일에 입성했다. 전원 국내파로 구성되어 러시아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러시아가 완전히 다른 환경인 쿠이아바에 하루 전 입성했다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완벽한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은 러시아아의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점유율 높았지만 결정적인 찬스는 없었다
한편, 무승부를 기록한 우리 대표팀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하는 점유율 축구를 이어간 가운데 페널티박스 안에서 제대로 된 결정적인 찬스를 한 번도 잡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대표팀은 90분 동안 10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중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슈팅은 5개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중거리 슛이나 세트피스에서의 상황이었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통한 문전 찬스를 만드는 장면은 단 한 차례도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스피드와 측면 공격이 우리 대표팀의 강점임을 감안했을 때, 전반 막판부터 체력적으로 힘겨운 모습을 나타냈던 러시아를 상대로 문전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또한, 대표팀 공격 전술의 핵심인 박주영의 활용이 기대 이하 였을 때 마땅한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나타났다. 박주영은 이날 후반 11분 교체될 때까지 선발 출장하여 56분간 활약했지만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연결해주는 플레이는 있었지만 리턴 이후 좌우 측면 선수들의 공간을 크게 열어줄 수 있는 움직임도 부족했고, 볼을 잡은 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모습도 없었다.
대표팀이 전체적으로 많은 활동량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최전방의 박주영의 움직임이 효과적이지 못하다 보니 빠른 스피드를 살리기에 단조로운 페턴이 이어졌고, 최전방에서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기에는 상대 수비를 밀집시키거나 미리 수비벽에 막혀 고립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공격의 꼭지점이 무디다보니 예리하게 이어져야 할 중간 과정 역시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비에서는 홍정호가 교체로 나가고 황석호가 들어 온 이후 4백 라인이 안정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불안요소였다. 결국 대표팀은 이 시간대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고 3장 … 파울관리 변수
일단 러시아와의 무승부로 절발의 성공을 거둔 대표팀은 알제리를 상대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를 앞두고 있다. 남은 조별리그에서 대표팀은 카드 관리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첫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기성용을 비롯해 구자철, 손흥민 등 3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았다.
23명의 대표 선수들 중에서도 베스트 11의 윤곽이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던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고려할 때 16강 진출을 위해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주력 선발 맴버의 결장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까지 혼전이 예상되는 H조의 상황을 고려할 때, 선수들의 파울 관리도 16강 진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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