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계좌 증권업계 몰려…1인당 평균 가입금액 10배 차이
외부 인재 영입, 은행·증권·금융당국 협력…시장 정착 노려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은행권이 다음달 11일부터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하며 증권업계와 실속 챙기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3곳이 금융감독원에 투자일임업 등록을 했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사가 고객으로부터 투자 결정을 위임받고 주식과 펀드 채권 등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직접 하는 업무다.
투자일임업은 기존 증권업계만 가능했으나 자본시장법시행령과 은행업감독규정이 개정되며 은행권에게도 일임형이 허용됐다.
일임형 ISA는 금융사가 고객 대신 상품을 골라 담아 운용해 준다. 자산관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고객에게는 적합한 상품이다. 투자성향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이 부담되는 상품이기도 하다.
신탁형은 고객이 직접 골라 담은 상품들을 은행이 투자주무만 맡는 수준이다. 고정적인 상품을 지정하는 것이므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일임형보다 원금손실이 적다.
이러한 상품별 특성은 은행·증권업계의 ISA 가입금액 변화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은행권의 ISA 출시 첫 주 가입금액은 1984억원으로 증권업계(1218억원)보다 766억원이나 많았다.
그러나 둘째 주는 상황이 역전됐다.
은행권의 둘째 주 가입금액은 966억원으로 증권업계(1019억원)보다 53억원이 적었다.
이는 일임형 ISA가 자산을 늘리는 데 적합해 고액 계좌가 증권업계로 몰렸다는 것이 시중은행 한 영업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권의 1인당 평균 가입금액도 증권업계(300만원)보다 약 10배나 낮은 35만원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고객과의 넓은 접점을 통해 고액의 ISA를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영업점의 관계자는 “다음달 은행권에서 일임형 상품을 출시하면 고객들이 고액으로 계좌를 개설하게 될 것”이라며 “가입자는 많지만 가입금액이 적어서 생긴 ‘깡통계좌’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은행들이 일임업의 경험이 없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투자자보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은행·증권·금융당국 구분 없이 상호 협력을 약속했고 투자일임업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해 시장 정착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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