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롯데사태를 보는 눈

기자수첩 / 강재규 / 2016-09-05 11:04:56

지난주부터 롯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사실상 재개됐다. '롯데 비자금'으로 시작된 그룹 비리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가 다시금 피치를 올리는 양상이다. 한 차례 불러 무려 17시간의 강도높은 밤샘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신동주 회장에 대해내주 재소환하는 것은 물론 신동빈 회장에 대한 소환도 '눈앞'에 이르렀다는 관측이다.


그런데 이러한 재벌들의 비리를 바라봐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개운한 건 아니다. 정말 이러다가 형제의난으로 시작된 '롯데 사태'가 검찰의 사정 칼날에 의해 들춰지고 있는 비자금의혹 외에도 역외탈세의혹, 면세점 의혹, 제2롯데월드타워 등을 둘러싼 서울시와 이명박 정부 특혜의혹 등이 복합되면서 공중분해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돈다. 실세로 통했던 이인원 부회장의 급작스런 자살로 주춤했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항간의 소문들이 다시 도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롯데 쇼핑의 손실규모가 무려 4조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 나오는 등 그간 기업 비리와 관련해 수사 한 번 받아보지 않은 그룹이었던 만큼 기업의 구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그룹사 대부분이 거의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고, 형제의난 와중에 이미지전환을 위해 내걸었던 지배구조개선 계획 등은 이미 물건너간 상태다. 롯데호텔 상장 계획도 벌써 남얘기가 됐고, 이명박 정부시절 이래 의혹을 받아왔던 특혜의혹의 끝이 어디까지 이를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간 우리 역대 정부마다 기업 하나씩은 공중분해되곤 했다. 5공시절 잘나가던 김철호 전 회장의 명성그룹이 공중분해됐고, 고 양정모 회장의 국제그룹이 강제해체됐다. YS정부시절 자체 부도에 의해 무너진 기아차사태야 그렇다고 쳐도 정태수 전 회장의 한보그룹이 그랬다. 세금체납으로 유명한 최순영 전 회장의 신동아그룹이 또한 그랬다. 이외에도 잘나가던 기업 총수들의 이름이 일순간 재계에서 지워지는 예는 얼마든지 있어왔다. 때문에 이번에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우리경제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교훈 한가지는 받아들여야 할 것같다는 생각 지울 수 없다.


롯데타워의 '위풍당당'함이 어디갔는지 알 길이 없다. 롯데의 수모를 보면서 세계 최고, 한국 최고를 지상과제로 여기며, 자신의 이름을 드날리는 것에 매몰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혹시라도, 형제간에 더 갖지 못해 싸우는 가운데, 형제를 돌로친 카인과도 같은 무서운 생각이나 부정한 돈으로, 돈이면 다 된다는 못된 생각에 허가가 나지 못할 상황에서 건축허가를 얻어낸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으면 한다. 잠언서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한 말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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