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잃은 신동빈·동주 ‘형제의 위기’

산업 / 여용준 / 2016-08-26 13:18:38
▲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진은 2009년 12월 서울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빌딩에서 열린 롯데미소금융재단 본점 개소식에 참석한 신 회장(왼쪽)과 이 부회장. <사진=연합>

이인원, 檢 소환 앞두고 자살
황각규·소진세 등 줄소환
민유성, 대우조선 비리 수사대상
소송전 ‘연전연패’ 성과 없어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각각 최측근을 잃게 되면서 두 사람의 싸움이 새로운 국면에 빠지게 됐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 2인자로 손꼽히는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되면서 그룹 경영에서도 타격을 입게 됐다.


또 형인 신동주 회장의 핵심 측근인 민유성 고문은 대우조선 비리 관련 검찰조사로 신 회장을 도울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됐다.


26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나 경찰은 더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롯데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소환된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 3인방이 모두 검찰조사를 받거나 사망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5일 황각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바 있다.


또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도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조만간 피의자로 신분을 바꿔 한 차례 더 소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께 신동빈 회장을 조사하고 다음 달 초·중순께 처벌 대상자를 추려 재판에 넘기는 일정을 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인원 부회장이 사망하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신동빈 회장은 이인원 부회장이라는 핵심 측근을 잃게 돼 경영권 사수를 위한 전략 수립과 앞으로 그룹 경영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40여년간 근무한 그룹의 ‘산 역사’이자 ‘최고참 전문 경영인’으로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아왔기 때문에 그룹의 심리적 타격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롯데 정책본부 수석급 직원은 “이인원 부회장은 50대부터 롯데쇼핑 사장을 맡을 만큼 선후배들로부터 두루 능력을 인정받았고 성품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라 사실상 롯데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롯데 그룹 역사에서 오너가(家) 일원을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회장’ 직함까지 단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한편 신동주 회장 역시 최측근인 민유성 고문과 위기를 겪고 있다.


민유성 고문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비리에 연루되면서 신동주 회장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대우조선과 2008년말~2009년초 20억원대 계약을 맺은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당시 연임을 앞둔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 산업은행의 행장이었던 민 고문의 부탁을 받고 박 모 대표에 ‘3년간 20억원’이라는 이례적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그 대가로 남 전 사장은 연임되고 홍보대행사와의 거래액 중 일부는 민 고문이나 남 전 사장에게 흘러가지 않았나 살펴보고 있다.


이런 의혹들로 출국금지 상태가 된 민 고문은 더 이상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을 오가며 종업원지주회 등 홀딩스 주요 주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수 없게 됐다.


또 민유성 사단의 일원이자 SDJ코퍼레이션의 홍보를 맡은 정혜원 상무는 최근 아예 신동주 전 부회장측 홍보 업무에서 거의 손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정혜원 상무는 산업은행 홍보팀 출신으로 산은지주 회장 출신인 민 고문과 살로먼스미스바니 서울지점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민 고문과 정혜원 상무,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대표변호사와 두우의 조문현 대표변호사 등 민 고문의 주변인들로 포진된 신동주 회장의 측근들은 100억원 이상의 돈을 쓰면서도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신 전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이 걸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올해 3월, 6월 두 차례에 걸쳐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패했다.


특히 지난 3월 주총을 앞두고 신동주 회장과 민유성 사단은 주총 승리의 ‘열쇠’인 종업원지주회에 “회원 한 사람당 2억5000만엔(한화로 25억원 상당)의 주식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무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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