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휘어잡는 '재벌 2세'

산업1 / 토요경제 / 2012-03-05 11:20:48
5~10大 그룹 계열사 증가율 20.7% 가장 높아

[온라인팀] 최근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영역에 진출한 재벌총수 자녀들(2~3세)에 대한 비난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재계는 여론의 표적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반면 정치권은 서민 밥그릇 뺏는 재벌 2세들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들어 재벌기업들의 문어발 사업 확장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특히 10대 그룹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총수 자녀들이 학원, 빵집 등의 중소기업영역에 진출해 손쉽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소 상인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 총수 자녀 중기 영위분야 현황 공개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자녀들이 진출한 중소기업 영위분야 현황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공정위는 35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변동현황을 공개하면서 총수 자녀(2~3세)가 지분참여나 경영하는 회사가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한 사례로 8개 그룹의 17개사를 꼽았다.


17개 중소기업 영위분야 회사로는 사업조정 중인 식자재유통(삼성에버랜드), 기업형슈퍼마켓(롯데쇼핑) 등과 식음료소매업(8개사), 수입품유통업(5개사), 교육서비스업(2개) 등이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4년간(2007년 5월∼2011년 4월) 35개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 변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652개가 편입되고 259개가 제외돼 총 393개가 순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35개 대기업집단이 매년 2.8개씩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12.1% 수준이다.


연도별로는 2007년 5월부터 2008년 4월 사이에 140개(편입회사 기준)가 늘어났고, 2008~2009년(173개), 2009~2010년(138개), 2010~2011년(201개) 등으로, 최근 확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은 자산규모가 큰 10대 기업에서 더욱 활발하게 나타났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집단(연평균 14.1%) 보다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 5~10대 집단(연평균 20.7%)의 증가율이 높았다. 11~35대 집단의 연평균 증가율은 7.8%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4년간 포스코의 계열회사 수가 38개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롯데(34개), SK(29개), LG(28개), GS(28개) 순으로 나타났다.


또 총수 없는 집단(포스코, KT,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한국GM, KT&G 등 6개)의 4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28.3%로, 총수가 있는 집단(29개)의 증가율 10.8%보다 높게 나타났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기업이지만 정부의 입김아래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계열사를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영역에서 사업 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다.


실제 공정위의 조사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개 그룹의 74개 회사가 중소기업 영위 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30개사는 최근 4년간 신규로 진출한 회사들이다. 여기에는 삼성LED, 현대LED, 포스코LED(LED램프), 두산동아(골판지), 한성레미콘(레미콘), 엔투비, 미러스, 힘스(MRO), 대우조선해양상조(상조업), 트라이브랜즈(내의), 롯데KKD, 블리스, 현정알엔에스, 누보쉐프, 보나비(식음료소매업), 호연관광레저산업(웨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총수 자녀(2~3세)가 관련된 회사가 17개에 달했다.


집단별로는 롯데가 5개사로 가장 많았고, 삼성(4개사), 현대차(3개사) 순으로 나타났으며, 베이커리나 패션·명품 수입유통업종에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 지난달 15일 군복지단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SSM인 유통업체 롯데슈퍼와 군인면세점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신선식품관을 오픈한 강원 화천 읍내 군인마트(PX)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하려는 주민들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총수 자녀(2~3세) 관련 17개사
롯데그룹에서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동빈 부회장 소유의 롯데쇼핑과 롯데리아가 지목됐다.


롯데쇼핑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전국 351개)를 운영 중이라는 이유다. 현재 SSM은 사업조정 중이다.


전국 993개 점포를 운영 중인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도 중소기업 영위분야에 해당된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신격호 회장의 딸인 신영자 씨가 운영하는 시네마푸트와 시네마통상도 마찬가지다. 시네마통상은 수도권의 8개 롯데시네마에서 팝콘매장을 운영 중이며, 시네마푸드는 지방의 7개 롯데시네마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개인으로는 최대주주) 삼성에버랜드는 식자재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식자재유통 역시 중소기업 사업조정신청 분야 품목에 해당된다.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서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제일모직과 콜롬보코리아는 각각 이세이 미야케, 토리버치, 콜롬보 비아 델 스피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사장이 보유한 종로학평과 입시연구사가 중소기업 영위분야로 지목됐다.


입시연구사는 종로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험전문출판업체 종로학평은 현대엠코 분양 아파트 입주민에게 온라인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3남매(조현아, 조원태, 조현민)가 각 33%씩의 지분을 보유한 싸이버스카이도 중소기업 영역 진출회사에 포함됐다.


대한항공 기내면세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는 싸이버스카이는 지난 2008년 매출 16억원, 2009년 31억원, 2010년 42억원 등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유경 부사장의 베이커리 사업도 타깃으로 꼽혔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에서 베이커리 사업(브랜드명 달로와요, 베키아에누브)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3세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외식업 ‘베즐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12개 매장 중 11개가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효성그룹 3세 조현준씨와 두산그룹 3세 박정원씨는 각각 효성토요타(토요타), 디에프엠에스(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계열사로 수입자동차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빵집 진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철수를 결정한 곳도 있다.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롯데백화점내 11개 ‘포숑’ 매장을 통해 베이커리 사업을 하다가 최근 철수를 선언했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 사업을 하다 지난달 접었고,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씨가 고문으로 있는 계열사 해비티호텔앤드리조트는 '오젠'이라는 베이커리 사업을 하다가 철수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총수 자녀들의 사업영역이 베이커리, 패션·명품 수입유통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룹의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 확대가 가능한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총수자녀들에 대한 그룹차원의 부당 지원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자녀들이 기업집단의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수의 사익추구 유인을 증가시키는 복잡한 출자구조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분도를 공개하는 등 사회적 감시 시스템을 확충하고, 대기업 스스로 불합리한 경영행태를 사전에 규율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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