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분기 실적 희비 엇갈려

산업 / 정창규 / 2015-10-30 16:35:06

SK, 원유수입 다변화 늘려
현대오일뱅크, 고도화율 높여
에쓰오일, 정기보수 실적 부진


[토요경제신문=정창규 기자] 올 2분기 2조원대의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어느나라의 원유를 쓰느냐에 따라 명암은 극명하게 나타났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의 악화 등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반면 에쓰오일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 중동 이외 지역의 원유값이 더 떨어지면서 중동 지역 의존도가 높은 에쓰오일은 저조한 반면 아프리카·미주산 수입 비중을 늘려 중동 의존도를 낮춘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는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지난 8월 배럴당 38달러까지 떨어졌다. 두바이유의 하반기 최저점은 9월의 45달러 수준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석유사업에서 1068억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석유사업의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중동이 아닌 아프리카·미주 등의 수입 비중을 지난 2분기 12%(927만배럴)에서 3분기 16%(1404만배럴)로 늘려 생산 원가를 낮춘 덕분”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3분기 석유사업에서만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유연한 원유도입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흑자 요인 중 하나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배럴 당 평균 5달러에 머물렀던 3분기 정제 마진이 최근 7달러까지 상승하고 있고, 4분기에는 난방유 등 계절적인 수요도 발생해 흑자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에쓰오일은 정유부분에서 1712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쓰오일이 다른 기업업과 명암이 엇갈린 원인은 회계기준의 차이와 함께 원유도입 다변화와 고도화 설비 가동 여부 때문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우선 회계기준과 관련해 총평균법을 사용하는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에쓰오일이 사용하는 선입선출 FIFO(First In First Out) 방식은 유가 하락기에 재고손실이 더 많이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에쓰오일은 사우디 아람코가 최대주주여서 원유를 100% 중동에서 들여온다. 특정 시기 시장의 변화에 대처하기 힘든 구조다.


고도화설비 가동 여부도 이번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반 정제설비는 원유를 투입해 경유나 휘발유,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절반, 벙커C유 등 가격이 싼 중질유 제품을 절반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중질유를 다시 투입해 한 번 더 정제한 뒤 휘발유와 경유 등을 만들어내는 게 고도화설비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3분기 정제마진이 급락하자 원유수입 물량을 줄이는 대신 고도화설비 비율을 높였다. 반면 에쓰오일은 울산공장 정기보수로 3분기에 상당 기간 고도화설비를 가동하지 못했다.
GS칼텍스는 오는 11월 중순 쯤 3분기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지만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유업계 한 전문가는 “정유업계의 경우 전반적으로 4분기에는 동절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유가 불확실성 때문에 수익성 개선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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