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회장 병세 심각
상고포기…형집행정지 신청
경영진 연이어 건강악화
공격적인 투자 ‘난항’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CJ그룹이 깊은 오너리스크를 앓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건강에 모두 적신호가 켜졌으며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지던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까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CJ그룹은 19일 이재현 회장의 상고를 취하하고 형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 형을 받아들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CJ의 이같은 결정이 다음달 예정된 ‘광복절 특사’를 염두해 둔 것으로 보고 있다.
CJ측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우선일 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써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부재 후 비상경영체제로 그룹을 경영해왔다.
CJ의 비상경영위원회는 손경식 회장과 이 회장의 누이인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4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들 중 3명이 건강악화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미경 부회장은 이 회장과 같은 유전병으로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신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욱 부회장은 올해 초 폐에 통증을 느껴 1월 1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0일 동안 치료를 받은 후 25일부터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세의 고령인데다 가족들까지 출근을 만류하고 있어 경영 일선에 적극적인 참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후 CJ그룹은 지난 3월 이재현 회장이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손경식 회장의 그룹경영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손 회장마저 지난 5일 폐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입원해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졌다.
CJ 측은 손 회장의 상태에 대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CJ는 현재 오너들의 부재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비상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고 결정권자가 없는 상태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위기상황에 대한 결단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당장 CJ헬로비전의 매각이 무산된 것부터 큰 과제로 남게 됐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CJ E&M 등 콘텐츠 사업과 CJ오쇼핑의 해외진출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매각이 무산되면서 CJ의 신사업 상당 부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CJ그룹은 당분간 CJ헬로비전의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의 매각 외에도 CJ그룹은 그동안 대규모 M&A나 투자 사업을 벌여왔지만 줄줄이 무산됐다.
CJ그룹은 그동안 CJ대한통운의 싱가포르 물류기업 ALP로지스틱스 인수, CJ CGV의 인도 극장 기업 인수, CJ제일제당의 중국 라이신 생산업체 메이화성우 인수, 코웨이 인수 등이 무산되거나 추진 자체를 포기해왔다.
연간 투자규모도 2012년 2조9000억원이었던데 반해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CJ는 올해 1조9000억원 투자계획을 정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탈출구를 모색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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