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D-9’…HDC현산 수사, 미시행 한계 넘을까

산업 / 김동현 / 2022-01-18 16:13:21
중대재해법, 27일 시행…원청 처벌 가능성 ‘미궁’
미시행 한계 절감 ‘학동 참사’…재연 여부에 촉각
“‘처벌 1호’ 불똥튈라” 안전관리 고삐 죄는 건설업계
1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8일째로 접어든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8일째로 접어든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사정의 칼날이 현대산업개발 본사에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붕괴사고와 관련, 총 10명을 건축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우선 공사현장 관계자 중에는 현장소장 A씨, 안전관리 책임자 5명 등 현산 직원 6명이 입건됐다. 또 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을 관리·감독한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1명과 공사 현장에서 이탈해 감독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감리 3명도 추가 입건된 상태다.


다만, 현장 진입이 어려워 합동 현장 감식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사고 원인 조사도 진술과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산 원청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역시 진행 일정이 다소 미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실종자 수색이 우선인 상황에서 원청 소환 대상자 대부분이 실종자 수색 현장에 투입 중이라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수색이 종료되거나, 현산 관계자들이 수색에서 배제되는 등 상황이 발생하면 이들을 곧바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산 원청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다.


지난해 학동 붕괴 참사의 경우 현장소장·안전부장·공무부장 등을 송치했고 일부는 구속까지 했지만, 구속된 이가 현장소장에 그쳐 수사당국은 원청 처벌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꼬리자르기식 수사’라는 오명을 떠안은 바 있다.


학동 참사 수사 결과 현산 측이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하고 묵인한 정황도 밝혀졌지만, 건설산업기본법상 원청이 불법 재하도급 지시·공모하지 않았으면 형사 처벌할 수 없는 법 규정에 부닥치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이라는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에야 시행되는 탓에 지난 11일 발생한 이번 사고 역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사당국은 현산 본사를 처벌하려면 사고에 대한 현산 관계자들의 과실‧책임을 규명하고, 이 과정에서 원청의 연관성까지 밝혀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된 셈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측은 “수사를 철저히 진행해 원청인 현산 측의 과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법 시행과 맞물려 현산의 붕괴 참사까지 발생하자 각 건설사들은 설 연휴까지 앞당기며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1호’ 대상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산의 붕괴사고 원인으로 ‘부실 공사’가 지목되면서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는 일제히 국내 공사 현장을 점검, 설 연휴 전후 공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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