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기준금리 0.5%p 올랐는데 NIM은 왜 안 오르나…승부는 '조달·대출'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16 21:32:21
한은 7·8월 연속 인상…9월 5대 은행 예금금리도 일제히 올라
3분기 은행 평균 NIM 2~3bp 하락 전망
국민·우리 대출성장, 신한 마진 방어, 하나 추가 개선, 농협 저원가 수신 주목
▲ 한국은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지만 5대 은행의 3분기 이자마진이 곧바로 커지는 것은 아니다. 대출금리와 함께 예금금리도 빠르게 오르면서 조달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상기의 은행 실적은 금리 자체보다 ‘싼 자금을 얼마나 확보하고 대출을 얼마나 늘리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뒤 8월27일 다시 3.00%로 인상했다. 수출·내수 회복과 물가 압력, 금융안정 위험을 고려한 결정이다.

뒤이어 수신금리도 움직였다. 9월 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모두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대표 1년물 기준 국민·신한·우리은행은 3.40%, 하나은행은 3.30%, 농협은행은 3.45%까지 올라왔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은 대출과 유가증권 등에서 받은 이자에서 예금·채권 발행 등에 들어간 조달비용을 뺀 뒤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쉽게 말해 은행이 이자영업에서 얼마나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전망은 오히려 NIM 하락 쪽이다. 하나증권은 14일 3분기 은행 평균 NIM이 전분기보다 2~3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이 뒤늦게 수신금리에 반영된 데다 특판예금과 기업대출 금리 경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성장률이 1.5% 이상이면 마진 하락을 상쇄해 은행권 순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별 승부처는 다르다.

KB국민은행은 ‘마진보다 물량’이다. 2분기 은행 NIM은 1.74%로 전분기보다 3bp 하락했지만 원화대출은 385조원으로 1.6% 늘었다. KB금융은 시장성예금 증가와 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조달로 조달비용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3분기에도 국민은행 NIM이 소폭 하락하는 대신 원화대출이 약 1.7%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 순이익은 약 2조600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은행은 NIM 상승보다 대출 증가가 순이자이익을 얼마나 키우는지가 관건이다.

신한은행은 ‘마진 방어’가 핵심이다. 2분기 NIM은 1.61%로 전분기보다 1bp 올랐지만 원화대출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자산 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그룹 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3.6% 증가했다.

그러나 이달 정기예금 금리를 3.40%까지 높인 만큼 3분기에는 자산수익률 상승과 조달비용 증가가 맞붙는다. 신한은행은 대출 외형 확대보다 2분기까지 확보한 1.61% 안팎의 마진을 얼마나 방어하는지가 중요해졌다.

하나은행은 업계 평균과 반대 방향의 전망이 나오는 곳이다. 2분기 은행 NIM은 1.58%에서 1.61%로 3bp 상승했고 그룹 NIM도 1.82%에서 1.88%로 개선됐다.

신한투자증권은 7~8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이어지면서 3분기에도 하나금융 NIM이 개선되고 원화대출도 1%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3008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여기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약 1500억원의 외화환산이익도 포함돼 있어 은행 본업과 환율 효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이 변수다. 상반기 누적 NIM은 1.51%로 전년 동기보다 7bp 개선됐고 원화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2.6%, 기업대출은 4%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도 4조6597억원으로 3.2% 늘었다.

우리은행도 이달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3.40%로 높인 만큼 NIM 추가 상승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대신 1.5%대 마진을 유지하면서 생산적 금융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늘릴 경우 자산 증가가 마진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대출보다 조달구조가 눈에 띈다. 상반기 누적 NIM은 1.62%로 전년 동기 1.57%보다 5bp 상승했다. 특히 6월 말 수시입출식예금은 129조774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64% 증가했다. 저축성예금 증가율 3.92%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농협은행 이자이익도 3조9755억원으로 8.8% 늘었다.

농협은행 역시 정기예금 금리를 3.45%까지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이 충분하다면 평균 조달비용 상승을 완충할 수 있다. 금리 상승기 농협은행의 NIM 방어력은 대출가격보다 저원가성 수신 기반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기준금리 3.00%는 5대 은행에 똑같이 적용되지만 이를 이익으로 바꾸는 방식은 다르다. 국민과 우리는 대출 성장, 신한은 기존 마진 방어, 하나는 추가 NIM 개선 여부, 농협은 저원가성 수신이 각각 핵심 변수다.

 

3분기 실적에서 볼 숫자도 기준금리 자체가 아니다. 은행별 NIM과 함께 대출 증가율, 저원가성 예금, 순이자이익을 같이 봐야 한다. 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은행의 진짜 승부는 돈을 얼마나 비싸게 빌려주느냐보다 얼마나 싸게 조달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서 벌어지고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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