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
구불6길 ‘달밝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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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불6길-월명공원 <사진: 군산시청 제공> |
어디에 시선을 멈춰야 할까. 고민이 된다. 볼거리가 너무 많다. 근대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역사 체험만 하는 것이 아니다. 등산의 즐거움도 함께 맛보게 된다. 예전 중·고교 시절 추억의 교복도 입어볼 수 있다.
군산역에서 출발한다. 출발하면 처음 만나는 역사의 현장. ‘구암3·1역사공원’이다. 군산은 항일의 도시다.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구암교회에서 3·1운동 의거를 일으켰다. 한강 이남 최초의 3·1운동이다.
3월 5일에 봉기했다. 군산에서는 ‘3·5만세운동’이라 한다. 역사적 운동을 기념하기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다. 꼭 들려서 그날의 항일정신을 되새겨 봐야 한다.
공원을 지나면 낭만의 철길이 나온다. 경암동 철길이다. 군산의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폐쇄된 철길에서 옛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왁자지껄한 중년 남자들의 목소리. 까르르 웃어대는 아줌마들의 상쾌한 웃음.
그 옛날 고교 시절 교복이 웃음을 짓게 한다. 살진 몸에 교복이 안 맞는다. 교복에 몸을 맞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비뚤어지게 쓴 모자. 폼을 내려던 예전 모습이 그대로 떠오른다. 그래도 한없이 즐겁다. 지나간 세월이 아쉬워서일까. 되돌아가고 싶어서일까. 속내는 모를 일이다.
경암동 철길의 낭만을 뒤로하고 떠나자. 아픔의 현장이 기다린다. 째보선창.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옛 군산세관. 해망굴. 모두가 사연을 갖고 있다. 수탈의 아픔이다. 자세한 사연은 수탈의 현장, ‘아픔의 도시 군산’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그나마 ‘째보선창’은 낭만이라도 있었다. ‘진포해양공원’은 안보교육의 현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진포’는 군산의 옛 이름이다.
아픔을 떨치고 ‘월명공원’에 올라보라. 군산내항을 다 바라볼 수 있다. 내항에서 바라보는 뜬다리. 아픔이 와 닿는다. 뜬다리를 통해 수탈당한 쌀이 일본으로 실려 갔다. 월명공원에는 ‘수시탑(守市塔)’이 있다. 군산을 수호해 달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수탈의 아픔이 너무 커서 한이 맺혔나 보다. 군산은 이제 아픈 만큼 성숙했다. 두 번 다시 수탈의 역사는 없을 것이다.
월명공원을 거치면 야트막한 산들이 줄을 잇는다. 월명·점방·장계·설림·석치· 부곡산 등으로 이어져 있다. 점방산에는 봉수대가 있다. 수군에게 연락하는 역할을 했다. ‘달밝음길’을 걷다 보면 금강과 서해를 한눈에 넣을 수 있다. 월명호수의 정취도 맛볼 수 있다. 힘든 발걸음에 보답하는 자연의 배려다.
구불6-1길 · 전북천리길 ‘탁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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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불6-1길 신흥동일본식가옥 <사진: 군산시청 제공> |
테마가 있는 길이다. 문학·역사·영화의 스토리텔링을 체험하면 좋다. 여행의 보람을 얻을 수 있다. 군산 원도심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濁流)’의 배경지다. 일제강점기 남겨진 역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선조들의 애환을 경험할 수 있다.
과거를 돌아보는 길이다. ‘일제근대문화거리’가 포함됐다. 월명동을 거닐 때면 관심을 가져라. 월명동은 바둑판처럼 도시계획이 잘 짜여 있다. 일본인이 오래 살리라 생각하고 건설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장소였던 ‘초원사진관’도 있다. 사진 한 장 찍으며 추억을 되돌릴 수 있다. 6km의 도심길을 부담 없이 걸어라. 100분 정도만 발품을 팔아라. 문학과 역사, 영화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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