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인천공장 화재, 군부대 신고로 소방 출동…초동대응 과정은 미공개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7-16 15:23:24
20시간41분 만에 완진…동국제강 “화재 확인 후 즉시 신고”
▲ 동국제강 회재현장[연합뉴스]

 

동국제강 인천공장 고철 야적장 화재가 발생 20시간41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이 인근 군부대 상황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제강도 화재를 확인한 직후 신고했다고 밝히면서 회사와 군부대의 신고 시각, 공장 내부의 화재 인지와 초동조치 과정이 주요 확인사항으로 남았다.

1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7시18분께 인천 제물포구 송현동 동국제강 인천공장 야외 하역장에 쌓여 있던 고철더미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인근 군부대 상황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관 96명과 장비 39대가 투입됐으며 불은 15일 오후 3시59분께 완전히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고 불이 인근 생산시설로 번지지도 않았다. 다만 고철더미가 건물 3∼4층 높이로 쌓여 있었고 규모도 약 1만t에 달해 진화에 장시간이 걸렸다.

소방대원들은 집게차로 고철더미를 뒤집으며 내부에 남아 있던 불을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발화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군부대가 동국제강보다 먼저 화재를 발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에서도 화재 발생을 확인한 직후 소방서에 신고했다는 입장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16일 토요경제에 “인천 부두 고철 야적장 화재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인천공장은 화재 발생을 확인한 후 즉시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증기 등 연기가 발생하면서 다수가 신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초 신고자를 회사가 특정할 수는 없다”며 “고철 부두 야적장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상시 화재를 감시하고 있고 법규에 따라 소방안전시설을 갖춰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군부대와 동국제강 측의 신고가 비슷한 시점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장과 군부대의 정확한 신고 시각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가 화재를 처음 인지한 시점과 내부 보고 과정, 자체 진화 시도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동국제강은 CCTV를 통해 야적장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재 징후가 영상에 처음 포착된 시점과 관제 담당자가 이를 확인해 신고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동국제강 사업장에서 장시간 진화 작업이 이뤄진 화재는 약 1년 전에도 발생했다.

2025년 6월16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동국제강 포항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실에서 불이 났다. 당시 화재로 건물 1개 동이 탔으며 불은 발생 약 57시간 만인 같은 달 18일 완전히 진화됐다.

포항공장 화재는 ESS 배터리 설비에서, 이번 인천공장 화재는 야외에 적치된 고철더미에서 발생했다. 두 사고의 화재 원인과 설비 유형은 다르다. 다만 약 1년 사이 동국제강의 주요 사업장 두 곳에서 장시간 진화 작업이 필요한 화재가 발생했다.

인천공장에서는 과거 고철 취급 과정에서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2010년 1월 이 공장 고철 선별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원통형 고철이 폭발해 작업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현장에서는 폭발 위험이 있는 고철을 작업자가 육안으로 선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사고 이후 납품업체 관리와 고철 검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폭발 사고 발생 엿새 뒤에는 같은 공장 제강동 전기실 배전반에서 다시 불이 났다. 2019년에는 인천공장 보수공사 과정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약 15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번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고철 반입·적치 과정, 야적장 감시 방식, 화재 발생 이후 내부 보고와 신고 체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화재 발생 일주일 전인 지난 7일 창립 72주년 기념식을 열고 ‘기업 재창립’(Corporate Refounding)을 새로운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조직과 업무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회사의 존재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삼영 동국제강 사장도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공정 효율 향상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동국제강은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통해 잠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사 안전환경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안전보건계획을 매년 이사회에 보고하며, 고위험 작업에는 이동식 CCTV와 보디캠 등을 활용한다는 내용도 공개하고 있다.

이번 화재 조사에서는 동국제강이 공개한 감시·보고·비상대응 체계가 인천공장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운영됐는지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안전한 사업장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소방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화재 원인을 밝히고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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