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티빙 웨이브 합병 ‘몸집’보다 비용이 본게임

IT·플랫폼 / 임종호 기자 / 2026-09-10 06:13:28
웨이브 지난해 8월 연결 편입…합병 전부터 실적 반영
티빙 2분기 영업익 60억…독자 수익성 첫 확인
요금 인상 제한 속 플랫폼·마케팅 중복비용 절감 관건

▲ CJ ENM의 TVING에서 방영중인 '신병' [TVING]

 

CJ ENM의 티빙·웨이브 합병은 외형보다 비용구조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8월부터 이미 CJ ENM 연결실적에 포함됐고, 티빙은 올해 2분기 흑자를 냈다. 법적 합병 이후에는 두 OTT의 매출을 합치는 것보다 플랫폼 운영과 콘텐츠 투자, 마케팅에서 중복비용을 얼마나 걷어내느냐가 핵심이다.


10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CJ ENM 공시와 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CJ ENM은 지난해 8월 콘텐츠웨이브 이사회 과반의 이사를 선임할 권리를 확보한 뒤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 콘텐츠웨이브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지분 과반을 직접 확보한 일반적인 인수 방식과는 다르지만 회계상으로는 이미 CJ ENM의 연결범위에 들어온 것이다. 앞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법적 합병이 마무리되더라도 웨이브 실적이 그때 처음 CJ ENM 연결재무제표에 잡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합병 이후 단순한 매출 증가를 통합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CJ ENM 미디어플랫폼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에는 콘텐츠웨이브가 연결대상이 아니었다. 올해 수치에는 웨이브 실적이 포함된 만큼 미디어플랫폼 전체 매출 증가를 티빙 등 기존 사업의 자체 성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티빙 자체 실적은 별도로 볼 필요가 있다.

티빙의 2분기 매출은 14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5억원보다 약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다. 티빙이 독자적으로 흑자를 냈다는 점은 향후 합병 효과를 가늠할 기준선이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

통합 이후 영업이익이 더 늘어난다면 콘텐츠 구매와 제작, 플랫폼 운영, 고객관리, 마케팅 등에서 나타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따져볼 수 있다.

두 회사는 법적 합병에 앞서 고객과 콘텐츠를 묶는 작업도 진행해 왔다. 티빙과 웨이브는 결합상품을 내놓고 콘텐츠 협력을 확대했다. CJ ENM은 콘텐츠웨이브가 발행한 전환사채에도 투자했다. 2024년 1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8월에도 500억원 규모를 추가로 취득했다.

다음 단계는 조직과 비용의 통합이다.

현재 두 회사는 각각 플랫폼 개발과 서버 운영, 고객관리, 마케팅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합병 이후 이를 어느 수준까지 통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비용 절감 폭이 달라진다. 콘텐츠 제작·구매 규모가 커지는 만큼 협상력을 높이고 투자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다만 구체적인 비용 절감 목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통합만으로 수익성이 자동으로 좋아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 확대에도 제약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일정 기간 티빙과 웨이브의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도록 하고, 서비스를 하나로 합칠 경우에도 기존 가격대와 서비스 내용에 준하는 통합 요금제를 제공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오히려 이 조건은 합병 성과를 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가격을 크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익이 증가한다면 플랫폼 통합과 콘텐츠 투자 효율, 마케팅비 절감 등의 효과가 실제 손익에 반영됐다고 볼 근거가 생긴다.

향후 확인해야 할 지표도 가입자 수만은 아니다. 가입자당 매출과 콘텐츠 투자 대비 수익, 플랫폼 운영비, 마케팅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CJ ENM은 웨이브를 이미 연결범위에 넣었고 티빙은 2분기 흑자를 통해 독자적인 수익성을 처음 확인했다. 법적 합병은 출발점일 뿐이다. 티빙·웨이브 통합의 성적표는 가입자가 얼마나 늘었느냐보다 같은 매출에서 얼마를 더 남길 수 있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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