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로지스vs화물 노동자 ‘특고 교섭’ 첫 합의?…유통업계 사용자성 확대되나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4-29 18:32:03
법적 대상 아니지만 협상 성사…“선례 vs 예외” 해석 충돌
서울지노위, 백화점·면세점도 사용자성 지위 인정…파업 확대 가능성 제기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가 화물노동자와 단체합의에 도달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의 원청 교섭 논쟁이 유통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닌 개인사업자와의 협상이 현실에서 성사되며 산업 구조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 CU 점포 전경/사진=BGF리테일

3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9일 BGF로지스와 단체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5차 교섭 끝에 잠정 합의에 도달했으며, 내부 절차를 거쳐 정식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가 확정되면 그동안 이어진 물류센터 봉쇄도 해제될 전망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교섭 가능 여부’다. 화물노동자는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수고용노동자로 계약이 진행돼 전통적으로 노사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이 아닌 별개 사안으로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총파업과 물류센터 봉쇄, 사망 사고까지 이어지며 갈등이 격화됐고 결국 합의로 봉합됐다.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사실상 교섭’이 작동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가 노란봉투법과 무관한 개별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원청을 상대로 한 특수고용노동자의 교섭 요구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배경에는 편의점 본사에서 화물노동자까지 이어지는 ‘다단계 위탁 구조’가 있다. 화물연대는 원청을 BGF리테일로 보는 반면 회사 측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를 책임 주체로 보고 있어 사용자성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유사한 구조가 업계 전반에 퍼져 있어 다른 편의점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논쟁은 백화점과 면세점으로도 번지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1일 롯데·현대백화점과 신라·신세계면세점에 대해 입점 브랜드 직원과의 단체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간접고용 구조에서도 실질적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 사례다.

노조 측은 백화점과 면세점이 교섭 의무 사용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업계는 후속 대응 검토에 착수했다. 사용자성 해석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유통업 전반에서 파업과 교섭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물류·플랫폼 산업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배달노동자와 택배노동자들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준비하고 있어 산업 전반의 노사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유통업에 그치지 않고 물류·플랫폼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 필요성도 강조한다. 특수고용노동자가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물리적 충돌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중재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합의는 법과 현실의 간극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선을 긋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사용자성’ 논쟁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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