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이틀째…방화셔터·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논란

산업 / 양지욱 / 2026-07-19 18:28:19
근무자 “경보 울려도 셔터 내려온 적 없어”…노조, 메자닌 구조 안전성 조사 촉구
▲ 9일 이틀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가 35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부 근무자는 과거 화재경보가 울렸을 때에도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노조는 복층형 구조가 화재 확산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근무한 김모씨는 불이 시작된 6층에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내려오는 방화셔터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6층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각 구역에 방화셔터가 설치돼 있다”며 “근무자들도 셔터 주변에는 물건을 쌓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방설비 오작동으로 경보음이 울린 적이 있었지만 자동으로 내려와야 할 방화셔터가 작동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변 근무자들 사이에서도 방화셔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불길이 빠르게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더라도 실제 진화 효과가 제한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6층 내부가 복층 형태로 구성돼 있고 상품이 담긴 종이상자가 선반마다 빼곡하게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천장에서 물이 나오더라도 진열된 박스에 가로막혀 아래쪽까지 닿기 어려운 구조”라며 “종이상자뿐 아니라 스프레이 등 불에 타거나 폭발할 수 있는 상품도 많았다”고 말했다.

화재 발견이 늦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씨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주간조와 야간조로 운영되지만 오전 4시부터 8시까지는 근무 공백 시간이다. 이번 불은 오전 6시54분께 발생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6층에서 과거 전선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씨는 “근무자들 사이에서 언젠가 불이 날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관리자에게 타는 냄새가 난다고 알렸고 시설팀과 안전팀이 점검하러 온 모습도 봤지만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현장에서 나왔다. 다만 이번 화재 원인이 누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발화 원인과 소방시설 작동 여부는 진화가 끝난 뒤 관계기관의 합동 감식을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화재가 발생한 층의 복층형인 메자닌 구조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메자닌 구조는 2021년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때도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번 사고에서 해당 구조가 화재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재 이후 노동자 지원 대책도 요구했다. 노조는 쿠팡이 일부 노동자에게 인근 물류센터 출근을 안내했다며 유급휴가와 전환 배치 등 노동자의 의사를 반영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18일 오전 6시54분께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했다. 건물은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다. 불은 7층까지 번졌으며 19일 오후 6시 현재 35시간 넘게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길을 완전히 잡은 뒤 현장 감식을 통해 발화 원인과 방화셔터·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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