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연료전환 빨라져…대체연료차 42% 첫 추월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09-07 18:09:58
8월 CNG·하이브리드·EV 41.95%…휘발유·에탄올 40.85%
현대차 2030년 자체 판매 절반 대체연료 목표…CNG 18%, EV 확대 중
하이브리드는 가격경쟁력 확보 뒤 투입…제품 전환 속도가 관건
▲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시(市) 델타마스(Delta Mas) 공단에 준공한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CNG·하이브리드·전기차를 합친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휘발유차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도 2030년까지 자체 판매의 절반가량을 EV·하이브리드·CNG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시장 전체의 연료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대차의 승부처도 전략의 방향보다 현지 가격에 맞는 제품을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로이터는 7일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를 인용해 "8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대체연료차 판매 비중이 휘발유차를 처음 앞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원문에서 “Sales of alternative-fuel passenger vehicles outpaced petrol-powered cars in India in August for the first time”이라고 전했다. 인도에서 8월 대체연료 승용차 판매가 처음으로 휘발유차를 추월했다는 의미다.

FADA 자료를 보면 8월 인도 승용차 판매에서 CNG·LPG 비중은 25.28%, 하이브리드는 9.04%, 전기차는 7.63%였다. 합계는 41.95%다. 휘발유·에탄올 차량은 40.85%, 디젤은 17.21%였다. 휘발유·에탄올은 여전히 개별 연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CNG·하이브리드·EV를 합친 판매가 처음 앞섰다.

변화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8월 대체연료차 비중은 35.26%, 휘발유·에탄올은 46.37%로 격차가 11.11%포인트였다. 올해 7월에는 각각 40.59%, 41.68%까지 좁혀졌고 한 달 뒤 순위가 뒤집혔다. 1년 만에 휘발유의 두 자릿수 우위가 사라진 셈이다.

FADA 사이 기리다르 회장은 이번 변화를 두고 “이 같은 전환은 예정된 흐름이었다(This shift was bound to happen)”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E20 전환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우려가 초기 변화를 재촉했지만 대체연료 모델 증가, EV 주행거리 개선,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이 수요를 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에는 인도 시장의 이런 변화가 중요하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030년까지 자사 판매에서 EV·하이브리드·CNG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공개한 인도 성장전략에서도 2030 회계연도까지 해당 파워트레인의 판매 기여도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인도 전체 시장의 41.95%와 현대차의 50% 목표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41.95%는 올해 8월 인도 시장 전체 판매이고, 50%는 2030년 현대차 인도법인 자체 판매 목표다.

의미는 숫자의 단순 격차가 아니라 시장의 방향에 있다. 현대차가 2030년을 겨냥해 준비한 다중 파워트레인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면서 CNG·EV·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실제 판매 가능한 가격으로 확보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현대차는 이미 CNG에서 기반을 만들었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경영자는 지난 3일 현재 CNG가 현대차 인도 판매의 약 1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아우라와 그랜드 i10 니오스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모델에서 CNG 비중이 높다. 회사는 2030년까지 EV와 하이브리드, CNG를 각각 4~6개 모델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V는 비중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현대차는 크레타 일렉트릭과 아이오닉5를 판매하고 있으며 크레타 일렉트릭 월 판매량은 기존 400~500대 수준에서 약 1000대로 늘었다. 회사는 다음 회계연도에 EV가 자체 판매의 7~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전용 전기차도 추가한다. 지난달 26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인도 시장에 새로운 A세그먼트 SUV 전기차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에서 신차와 완전변경·부분변경을 합쳐 모두 26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가장 주의해서 볼 부분은 하이브리드다.

가르그 CEO는 현대차가 관련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충분한 현지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뒤 인도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관심만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가격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전략에는 장단점이 있다. 현지화되지 않은 부품을 많이 사용해 차량 가격이 높아지면 하이브리드를 일찍 내놓더라도 판매를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인도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이미 9.04%까지 올라온 만큼 제품 투입이 늦어질 경우 경쟁업체가 시장을 먼저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생산 현지화로 가격 문제를 풀 계획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인도 생산능력을 32만대 추가하고 현지 부품 조달도 확대한다. 인도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최대 30%를 다른 지역으로 수출해 현지법인을 내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현재 판매 흐름도 뒷받침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8월 내수에서 5만4396대를 판매해 역대 8월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년 동월보다 23.6% 증가했다. 올해 4~8월 누적 내수 판매도 전년보다 12.6% 늘었다.

다만 인도 시장의 8월 변화만으로 휘발유차 시대가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휘발유·에탄올은 여전히 단일 파워트레인으로는 40.85%를 차지해 가장 크다. CNG·하이브리드·EV라는 서로 다른 세 종류를 합쳐 처음 넘어선 것이다. 8월 승용차 판매에는 지난해의 낮은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

그럼에도 인도 자동차 시장이 하나의 동력원에 집중된 시장에서 여러 파워트레인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방향은 선명하다.

이 변화는 여러 동력원을 동시에 운영하겠다는 현대차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다만 전략 방향이 맞는 것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CNG에서 확보한 기반을 EV로 얼마나 빠르게 넓히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하이브리드를 언제 내놓느냐가 중요하다.

7일 공개된 41.95%는 현대차의 2030년 목표 달성을 미리 보여주는 숫자는 아니다. 오히려 인도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현대차의 인도 전략은 2030년 목표치보다 앞으로 몇 년간 어떤 가격의 CNG·EV·하이브리드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투입하느냐에서 먼저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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