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美 전력망 수요 급증 복수 호재… 전력기기 3사 실적 ‘우상향’

산업 / 전인환 / 2026-04-28 10:00:50
LS일렉트릭·효성중공업 1분기 호실적… HD현대일렉트릭 기대감 확대
북미 전력망 투자·노후 설비 교체 수요 맞물려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
수주잔고 3년치 확보…공급자 우위 속 실적 개선 흐름 지속 전망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LS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HD현대일렉트릭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효성중공업 미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사진=효성중공업


2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582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2%, 영업이익은 4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은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1조3766억원,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1266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S일렉트릭의 실적 개선은 LS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LS그룹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6조원에서 지난 24일 기준 57조5500억원으로 4개월 새 두 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 순위도 17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082억원, 영업이익 27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2%, 24.1% 증가한 수치다.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전력기기 업계 호황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시설인 만큼 초고압 송전망과 변압기,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 투자를 동반한다.

특히 대형 변압기는 제품별 맞춤 설계와 숙련 인력의 수작업, 장기간 시험 공정이 필요한 품목이라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가동 일정과 전력 공급 시점이 맞물리면서 납기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공급자 우위 측면에 진입했다. 발주처가 단순히 가격을 낮추기보다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납기 대응력을 갖춘 업체를 선호하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이미 최소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LS일렉트릭의 1분기 말 수주잔고는 5조6425억원, 효성중공업은 11조9000억원에 달한다.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 67억3100만달러, 약 9조9000억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확보한 고수익 수주 물량이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전력기기 3사의 실적 개선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기기 사업은 수주 이후 설계와 제작, 시험 공정을 거쳐 매출로 인식되기까지 통상 1~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 북미 시장 전력기기 수요 확대… 고부가 제품 수혜 본격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북미 지역에서는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고부가 전력기기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를 두고 전기를 생산하는 온사이트 발전(On-site generation)이 확산되면서 직류(DC) 기반 전력기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LS일렉트릭의 1분기 북미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22%로 확대됐다.

LS일렉트릭은 이달 13일 북미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고객을 중심으로 직류(DC) 전력 솔루션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전체 매출에서 북미 매출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한다. 북미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북미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1분기 미국에서 단일 프로젝트 기준 약 9200억원 규모의 765㎸ 변압기 수주를 확보했다.

특히 765㎸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면서 평균 판매단가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수로 남아 있다. 전력기기 업체들이 북미를 중심으로 수주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에 따른 운송 지연과 운송비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사태 이전에 6개월 이상 대응 가능한 재고를 확보해 운송 지연이나 운송비 상승에 따른 부담은 아직 없다”며 “다만 운송 장기화 시에는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증가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며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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