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승원 토요경제신문 상무 |
SK그룹의 최근 상생 행보는 단순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협력사에는 자금과 기술을, 청소년에게는 AI 교육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당장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SK그룹이 지난달과 이달 한 일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지난 7월 SK그룹은 1·2·3차 협력사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SK텔레콤·SK에코플랜트 등 7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핵심은 이런 상생을 1차 협력사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
680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의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까지 넓혔다. SK하이닉스는 별도로 1조4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활용해 반도체 협력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돈만 내놓은 것도 아니다. 협력사가 고가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분석시설과 테스트베드를 열고 기술개발 자금도 지원한다.
SK텔레콤의 사례는 더 현실적이다. 중소 협력사에 마감 후 2영업일 안에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해왔다. 22년 동안 이렇게 조기 지급한 금액이 14조5000억원에 이른다.
중소기업에는 대단한 경영기법보다 대금이 제때 들어오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월급날은 기다려주지 않고 원재료 업체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은 있는데 현금이 막혀 쓰러지는 기업도 있다. 대기업이 협력사의 현금흐름을 지켜주는 것은 선행이 아니다. 어쩌면 자신의 공급망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똑똑한 투자다.
그런 SK가 8월에는 또 다른 문을 열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하인슈타인 올림피아드-AI챌린지&플레이'를 열었다. 전국 50개 동아리의 아동·청소년 336명이 자신들이 만든 AI 프로젝트를 들고 모였다. 단순한 일회성 체험행사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AI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진로교육과 창의융합교육, 교사·강사 교육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두 장면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본질은 같다.
협력사에는 자금과 기술을 열어줬고 아이들에게는 미래 기술을 배울 기회를 열어줬다. 하나는 오늘의 산업 생태계를 살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내일의 산업 생태계를 준비하는 일이다.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많다. 어려운 이웃에게 돈을 기부할 수도 있고 재난이 발생하면 성금을 낼 수도 있다. 그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좋은 사회공헌은 상대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진부하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오래된 말이 있다. 지금의 큰 기업에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배와 그물도 빌려주고 바다로 나갈 길까지 열어주는 것이다.
SK의 최근 행보가 칭찬받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협약은 끝까지 잘 실행돼야 의미가 있다. 6800억원의 펀드가 실제 작은 협력사까지 내려가는지, 1조4000억원 지원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AI 교육 역시 몇백 명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어떻든 SK그룹의 방향은 옳다.
성공한 기업의 크기는 매출과 시가총액으로 잴 수 있다. 존경받는 기업의 크기는 조금 다르다. 그 기업 때문에 얼마나 많은 회사가 함께 성장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전에 없던 기회를 얻었는지를 봐야 한다.
큰 기업은 사다리를 올라간 뒤, 그 뒤를 누군가 오를 수 있도록 길을 남겨놔야 한다. 그런 점에서 SK가 지난 두 달 동안 연 것은 돈주머니만이 아니다. 누군가가 다음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문이자 계단이었다. 성공한 기업이 사회에 남겨야 할 가장 값진 자산은 어쩌면 이런 문이나 계단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SK를 기다리는 이유다.
토요경제 / 김승원 ksw9030@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