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만으론 부족해진 ‘상조업계’…라이프케어로 확대 가속

유통·소비재 / 황세림 기자 / 2026-01-27 13:40:37
상조 가입자 약 1000만명, 선수금 10조원대 진입하며 시장 외형 확대
장례 중심 모델 한계 속 여행·웨딩·웰니스 가전 등 서비스 전환 경쟁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국내 상조업계가 장례 중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여행·웨딩·웰니스 가전 등 라이프케어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선수금 규모가 10조원대를 넘어서며 만기 도래에 따른 해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장례 외 사용처를 확대하는 흐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국내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는 총 76개사다. 총 가입자수 960만명이며 이중 상조상품 가입자는 937만명으로 전체의 97.6%를 차지한다. 선수금 규모 10조3348억원 중 상조상품은 10조2603억원으로 전체의 99.3%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용 한국상조협회 사무총장은 상조업계의 라이프케어 확장 배경에 대해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만기 도래로 인한 해지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장기 납입 구조에서 최근 10년·15년 등 단기 만기 상품이 늘어난 점도 변화의 촉매”라고 말했다.

 

이는 상조 상품 특성상 장기간 납입 후 장례를 경험하지 못한 채 만기를 맞는 가입자가 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해지 요청이 집중될 경우 상조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간에 만기를 맞는 가입자가 늘며 장례 대비 상품에서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라이프케어 상품’으로 접근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장례 외에도 생애 주기 안에서 고객이 지속적으로 회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전략”이라며 “여행·결혼·교육 등 다양한 결합 상품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근 상조업계의 공통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 웅진프리드라이프, 제휴 확대 통한 라이프케어 전개
 

▲ 웅진프리드라이프 CI

 

선수금 규모 1위인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지난 26일 통합 시무식을 열고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공식화하며 서비스 확대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프리미엄 웨딩홀 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여행·시니어 케어 등 기존 상조 서비스와 연계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결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장례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려 상조 상품의 활용 범위를 일상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웅진그룹 편입 이후 그룹 계열사 및 외부 파트너십을 활용한 확장 전략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상조회사 단독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웨딩·라이프스타일 영역을 중심으로 제휴 기반 라이프케어 모델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보람상조, 정체성 기반 확장 전략 모색

 

▲ 보람그룹 CI

 

보람상조는 올해 상조 전망 키워드로 ‘C.U.R.A.T.O.R’를 제시하며 라이프케어 확장에 돌입했다. 지난 19일 여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조 연계 패키지 여행상품 개발에 착수하는 등 서비스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교원·소노 등 비(非)상조 기반 기업들의 시장 확장과 지난해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웅진그룹 편입으로 업계 상위권 기업 중 전통적인 상조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현재 보람상조가 사실상 유일하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위치 인식 속에서 보람상조는 전통적인 상조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논의됐다. 이로 인해 보람상조의 라이프케어 전환 시점이 타사 대비 늦은 편이라는 내부 인식도 존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 교원라이프, 그룹 시너지 기반 사업 확장

 

▲ 교원라이프 CI

교원라이프도 상조를 장례에 한정하지 않고 라이프케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생활문화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그룹 특성을 바탕으로 상조와 연계 가능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교원그룹은 교육 등 생활문화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상조와 결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비교적 넓었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라이프케어 방향을 비교적 빠르게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조업계의 라이프케어 전환은 단기적 상품 실험이 아닌 장기 가입 구조 변화에 따른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례만으로는 장기 가입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적립금을 실제 소비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라이프케어 전환의 성과가 단기간에 드러나기보다 실제 이용과 재가입 흐름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가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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