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김중현式 성장의 그늘…판매조직 흔들리고 핵심 경쟁력은 약화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5-21 08:00:37
설계사 ‘정착률 39%’ 최하위…장기보험 유지율 전 구간 업계 평균 이하
금융당국 승환계약·과당경쟁 점검 강화…유지율·민원 관리 부담 커져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김중현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화재가 외형 확대에 치우친 영업 전략으로 설계사 이탈과 계약 유지율 저하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단기 실적은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인 장기계약 관리와 판매조직 안정성, 소비자보호 지표가 흔들리면서 김중현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유지율이 주요 대형 손보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설계사 정착률과 소비자보호 관리 부담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사진=메리츠화재·생성형AI

 

21일 손해보험협회 및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FINE(파인) 비교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계약유지율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대형 손보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보험계약 성립 후 1년(13회차) 동안 유지되는 비율에서 메리츠화재는 84.40%에 그쳤다. 상위 대형 손보사 중 유일하게 업계 평균(86.76%)을 밑도는 수치이자 최하위다. 반면 삼성화재는 89.49%로 가장 높았고 DB손보(88.90%)와 KB손보(87.80%) 등이 뒤를 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메리츠화재의 2년(25회차) 유지율은 64.46%로 낮아졌다. 가입자 3명 중 1명 이상이 2년 내 계약을 해지한 셈이다. 경쟁사들이 70% 초반대 유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5년(61회차) 장기 유지율 역시 43.69%까지 떨어져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이탈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 유지율 전 구간 최하위…‘정착률 39%’에 소비자보호 부담 확대

이 같은 유지율 부진은 앞서 지적된 메리츠화재의 고질적인 ‘전속설계사 정착률’ 문제와도 연결된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신규 등록 설계사는 2만51명에 달했지만 1년 이상 잔존한 인원은 7990명에 불과했다. 정착률은 39.85%에 머물렀다.

설계사 10명 중 6명이 1년 내 회사를 떠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이들이 유치한 계약이 관리 공백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유지율 급락을 단순한 영업 지표 문제가 아닌 향후 민원 증가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계약 체결 이후 담당 설계사가 바뀌거나 관리 공백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 청구 및 사후 관리 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고객 민원 지표에서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다. 공시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민원건수는 8.56건으로 손보 ‘빅5’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금융소비자연맹 역시 당시 메리츠화재의 대외 민원 비중과 분쟁조정 신청 증가 흐름 등을 언급하며 내부 소비자보호 관리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금융당국 규제 강화 속 김중현式 성장 전략 시험대

메리츠화재를 둘러싼 이 같은 지표 악화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영업 리스크를 넘어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흐름과도 맞물리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실적 부풀리기를 위한 ‘절판 마케팅’이나 수수료를 노리고 기존 계약을 해지한 뒤 새 계약을 유도하는 ‘부당 승환계약’을 시장 교란 행위로 규정하고 집중 점검에 나선 상태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의 단기 성과주의 영업 관행과 전속·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유지율·민원 지표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기조를 보이면서 유지율과 정착률 관리 부담이 큰 보험사들에 대한 감독 강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메리츠화재가 진정한 의미의 ‘일류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장 중심 영업 구조를 소비자보호와 유지율 중심 체계로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외형 성장 속도에 비해 계약 유지와 사후 케어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선은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에게 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철저한 성과 중심 기조 아래 역대급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그 이면에 쌓인 ‘낮은 정착률’, ‘유지율 최하위’, ‘민원 잠재 리스크’라는 과제도 동시에 짊어지게 됐다.

본지는 유지율 하락과 설계사 정착률, 소비자보호 관리 방안 등에 대한 메리츠화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측은 “현재 공시되는 유지율은 각사마다 기준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당사 유지율은 타사보다 보수적으로 산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현 대표가 강조해 온 ‘성과 중심 고효율 성장’ 전략이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제 외형 성장뿐 아니라 유지율 개선과 조직 안정성, 소비자보호 역량까지 함께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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