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장 흥행한 펄어비스 ‘붉은사막’…AI 고지 논쟁이 남긴 숙제

IT·플랫폼 / 황세림 기자 / 2026-03-31 17:05:07
초반 판매는 흥행 흐름…출시 과정서 AI 활용 미고지 논란
위법성 단정 어렵지만 이용자 신뢰 차원서 사전 안내 필요성 제기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이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출시 초기 제기된 AI 생성 자산 미고지 문제가 업계 과제로 남겨졌다. 게임사의 설명 책임을 둘러싼 기준 정립 필요성도 제기된다.
 

▲ 지난 20일 출시된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이미지=펄어비스

 

31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20일에 처음 선보인 ‘붉은사막’이 출시 나흘 만에 글로벌 판매 300만장을 돌파했다.

하지만 해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임 내 일부 이미지에서 생성형 AI 특유의 오류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는 출시 3일 만에 “개발 초기 반복 작업 과정에서 일부 2D(2차원) 소품에 AI 도구를 활용했으며 교체 원칙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최종 버전에 남았다”고 공식 공사했다. 이후 스팀 상점 페이지에 AI 활용 사실을 추가 기재했고 문제가 된 이미지는 패치를 통해 교체했다.

◆ 쟁점은 AI 사용보다 ‘사전 고지’
 

▲ 해외 커뮤니티에서 ‘붉은사막’ 내 일부 이미지에서 AI 생성으로 보이는 부분이 발견됐다며 논란이 확산됐다/이미지=레딧 캡처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현행법 위반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용자에 대한 설명 책임 차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보고 있다.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는 “현행법상 AI 활용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실정법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시행된 AI 기본법 제31조는 AI 기반 서비스나 상품 제공 시 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게임에 이 조항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게임사가 인공지능 사업자에 해당하는지, 게임이 창작물 또는 예술적 표현물 예외에 포함되는지 등을 둘러싼 판단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AI 기본법 시행 이후에도 게임 분야는 적용 범위와 예외 해석이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만 스팀이 이미 AI 활용 공개를 요구하고 있고 관련 제도 도입도 예고된 만큼 이용자에게 미리 알렸어야 할 사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게임에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텍스트·오디오 등이 포함된 경우 이를 스토어 페이지에 명시하도록 하고 개발 과정에서의 보조용 AI 도구 사용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고지 범위를 구분하고 있다.

◆ 고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문제는 AI를 썼느냐보다 어느 단계까지를 고지 대상으로 볼지를 두고 기준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이라며 “개발 보조 단계에서의 활용과 최종 결과물 반영을 같은 기준으로 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도 생성형 AI 활용이 확산되는 흐름이지만 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인식 차가 드러난다.

 

▲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전 CEO가 펄어비스 측 사과문에 의견을 덧붙였다/사진=마이크 이바라 X(구 트위터) 캡처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전 CEO(최고경영자)는 붉은사막 사과문에 “AI 사용은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AI 활용 여부 자체보다도 사전 고지 없이 사용됐다는 점과 그로 인한 신뢰 훼손이 더 핵심적인 문제라는 반발이 이어졌다.

이번 사례가 향후 게임 내 AI 활용 고지 기준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단계에서 어느 요소에 AI를 썼을 때 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시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술 활용과 이용자 신뢰 사이의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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