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경기 둔화 속 ‘법카 시장’ 눈독…건전성 고려한 선별 영업 강화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5-14 09:00:46
결제 규모 큰 법인카드, 카드사 수익 방어 수단으로 부각
실물경기 둔화 속 우량 기업 중심 영업 전략 강화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법인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도 기업 고객 선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결제 규모가 크고 연체율이 낮은 법인시장은 매력적인 수익원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사정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재무 안정성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영업 방향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 개인 신용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주요 카드사들이 결제 규모가 큰 법인카드 시장과 우량 기업 고객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이미지=생성형AI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법인카드 혜택과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손질하며 우량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개인 신용판매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건당 결제 규모가 큰 법인시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법인카드 시장은 카드사 실적을 받쳐주는 영역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의 올해 1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법인카드 건당 평균 승인금액은 15만2822원으로 개인카드 평균 승인금액 3만8749원의 약 4배 수준이다.

전체 승인금액 역시 5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하며 개인카드 승인금액 증가율(6.8%)을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운영자금 운용을 위해 현금 대신 카드 결제를 활용, 자금 유출 시점을 늦추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세 납부 과정에서도 0.8%의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 수요가 꾸준하다는 설명이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법인카드는 건당 결제액이 커 기업 한 곳의 부실만으로도 손실 규모가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자금 사정 악화는 카드 대금 회수 지연을 넘어 기업대출·리스 등 연관된 기업금융 자산 전반으로 위험이 번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조달 비용도 변수다. 카드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성 방어도 쉽지 않다. 여기에 대형 법인 고객 유치를 위한 무이자 할부와 캐시백 경쟁까지 더해지면 취급액이 늘어도 실제 수익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도 단순 취급액 경쟁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기업 영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기업영업그룹 아래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우수기업영업부 4개와 기업영업부 14개를 새로 꾸렸다. 지역별 기업 고객과 가맹점 마케팅을 담당하는 현장 조직을 재정비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해외 이용 수수료를 면제한 ‘마이 컴퍼니 글로벌’을 선보이며 해외 출장 수요가 많은 기업 고객을 겨냥했다.

신한카드는 법인 전용 플랫폼 ‘신한카드 MyBiz’를 고도화하며 기업 비용 처리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기업금융 플랫폼 ‘신한 워크톡’과 연계해 기업 고객 서비스를 넓히는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 구축 이후 법인카드 서비스를 다시 손보고 있다. '카드의정석' 법인 라인업 개편과 함께 자체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기능 정교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하나카드는 그룹의 외국환 서비스와 연계한 법인카드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해외 출장과 결제 수요가 많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 혜택을 제공하며 기업 고객 기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활황과 달리 실물경기는 좋은 편이 아니고 향후 금리 변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가계와 기업 전반에 대한 연체율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카드업계 역시 단순 외형 경쟁보다 우량 기업 중심 전략과 리스크 요인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개인카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카드사들이 법인카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특히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1년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 이후 대형 법인보다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영업 방향이 이동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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