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입찰자격제한 기업과 수천억원 계약…‘공정조달원칙 훼손’ 비판 확산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5-10-22 16:58:49
코레일,자체적으로 2022년 입찰참여자격 제한조치 해 놓고 스스로 ‘면죄부’준 셈
신형열차 납품 지연에 불량 제품 논란에도 다원시스와 2000억원 추가 계약
맹성규 국토위 위원장 “근본적 문제 있어, 국토부 감사 상황 보고 법적 조치 검토할 것”
▲ 21일 대전 동구 국가철도공단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철도공사 정정래 사장직무대행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납품지연과 품질 논란을 일으킨 ‘다원시스’와 또다시 수천억 원대의 고속열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원시스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조달청, 코레일 자체 제재까지 받은 기업임을 알면서도 거래를 지속한 것은 코레일이 공공기관으로서 공정조달 원칙을 훼손하고 계약 심사 부실, 감독 회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2일 국정감사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2024년 4월 다원시스와 총 2429억원 규모의 고속열차 EMU-150(ITX-마음) 116량 공급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하지만 다원시스는 이미 입찰 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9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조달청과 코레일 모두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다만 다원시스는 해당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받아 법적으로는 입찰 참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다원시스와의 추가 계약으로 코레일이 스스로 제재 효력 정지의 ‘면죄부’를 준 셈이 됐다.

다원시스는 이 같은 윤리적 문제 외에도 기존 계약건에 대해 납품지연과 품질 불량 문제도 갖고 있다. 

 

▲ 다원시스의 행정기관 제재 현황/자료=다원시스 2024 사업보고서

전날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박용갑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2018년 체결한 ITX-마음 150량 중 30량 미납, 2019년 체결한 208량 중 188량이 미납품 상태에서 2024년 8월 116량(2429억원)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다원시스는 150㎞/h급 전기동차 제작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코레일과 계약했으며 납품 과정에서 기본설계 지연, 도면 불일치, 용접 불량, 부품 수급차질 등으로 납기일을 8차례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납품 차량에서는 중량 초과(205t, 기준 190t) 문제가 발생해 입석 승객 탑승 제한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코레일은 노후 차량을 연장 운행하며 2023~26년까지 안전점검·정비비만 53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코레일이 여러 문제가 있는 다원시스와 추가 계약을 체결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계약”이라며 “국토교통부가 코레일과 다원시스 간 ITX-마음 추가 계약 과정에 대한 감사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도 “1·2차 납품도 안 되고, 현실적으로 지금도 납품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또 계약에 입찰해서 낙찰받으면 이건 ‘사기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다원시스 제재 조치를 스스로 져버린 이유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국감에서 밝힌 입장으로 대변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다원시스와는 입찰 규정에 맞춰서 수주했다”고만 밝혔다.

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코레일-다원시스의 계약이 법적 위반은 아니지만 공기업으로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계약 과정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부가 종합감사에서 상황을 보고하면 추가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감사 결과에 따라 향후 코레일 경영진의 책임 규명과 공공조달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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