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배의 可타否타]정치인 빼고 경제인만 넣은 '815특사'

이중배의 可타否타 / 이중배 / 2022-08-12 16:53:18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맞아 12일 발표한 취임 첫 특별사면의 핵심 대상은 재계 수장들이었다. 이번 특사의 기본 취지를 '민생과 경제회복'이라 규정한 데서 알 수 있듯,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필두로 주요 재계 총수들이 대거 사면대상에 포함된 것은 예상했던 바다. 다만 일부 여야 정치인도 사면대상에 들어갈 것이란 세간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도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 측은 "국민통합의 기회를 저버리고 재벌 총수에 맞춰진 특혜일 뿐"이라고 이번 특사를 강하게 꼬집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통합을 위해서 사면할 때 정치인을 포함하는 게 관례”라며 유독 정치인만 제외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친문 진영의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이 제외된 것에 대해 아쉬움의 표현이다.

사면은 헌법상 대통령이 가진 막강한 고유 권한 중의 하나다. 비판은 할 수 있되, 법적으로 이의를 달 수도 없다. 대개 국민 정서는 경제인이든 정치인이든 사면이란 특혜를 주는 것을 절대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사면임에도 예상외로 규모를 최소화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겨냥, 재벌총수들을 대거 포함한 것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없다.

그 과정이야 어찌 됐든 윤 대통령은 정치인을 배제하고, 경제인만 사면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를 내는 데는 성공했다. 거대 야당과 꼬인 실타래를 풀 절호의 기회는 뒤로하고, 복합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재벌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모양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거대 야당과의 협치 카드로 활용할 여야 정치인 사면 카드를 뒤로하고 경제인들에게만 특혜를 줬으니, 앞으로 그 이상의 역할로 경제위기 타파에 힘을 보태라는 무언의 압력을 넣은 셈이다. 특히 삼성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의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 대해 '재벌 편애' '친삼성'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정치적 부담이다.

.이유야 어떻든 이젠 재계가 답할 차례다. 재벌총수들의 사면에 대한 부정여론을 잠재우는 일은 양적, 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의 강도를 높이는 것뿐이다. 그래야 재벌 특혜 성난 민심이 그나마 누그러질 수 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산업의 초격차화라는 다분히 대기업 편향적인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여론이 곱지 않다. 일부 재벌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과하다는 비판적 여론은 실재하고 현실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 재벌총수들이 대거 8.15특사로 특혜까지 받았으니, 여론이 악화하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대통령 사면 뒤엔 늘 잡음이 따른다. 사면 대상자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제적 영향력이 높은 기업 총수라도 마찬가지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사면 복권된 재벌총수들은 경영일선에 돌아가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직원의 복리후생도 강화해야 한다. 법적인 꼬리표는 띄더라도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선 민생안정과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힘을 보태야 한다. 그저 죄를 지어도 때가 되면 누릴 수 있는 특혜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주역은 사실 국민이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산업에디터 dialee09@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이중배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