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밥만 주는 시대 끝났다…IP·셰프·지역상생으로 진화

유통·소비재 / 황세림 기자 / 2026-06-18 17:34:37
CJ프레시웨이 예능 IP 특식, 삼성웰스토리 스타 셰프 협업, 현대그린푸드 지역 농산물 프로젝트

단체급식과 식자재업계의 경쟁 방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식단 단가와 조리 효율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콘텐츠 경험, 셰프 협업, 지역 농산물 활용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CJ프레시웨이와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는 각각 예능 IP, 스타 셰프, 지역 상생을 앞세워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 고객사를 대상으로 tvN <언더커버 셰프> IP를 활용한 특식 메뉴를 선보인다 [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인기 예능 IP를 단체급식에 접목했다. 회사는 6월 17일부터 7월 8일까지 약 3주간 단체급식 고객사를 대상으로 tvN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 셰프’ IP를 활용한 특식 메뉴를 선보인다. ‘언더커버 셰프’는 스타 셰프들이 직업을 숨긴 채 현지 식당에 주방 막내로 들어가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이번 특식 메뉴는 방송 2화에 등장한 이탈리아 나폴리 현지 식당 메뉴에서 가져왔다. ‘나폴리식 감자 케이크’와 ‘파스타 알라 노르마’가 대표 메뉴다. 나폴리식 감자 케이크는 바삭한 겉면과 부드러운 속 식감을 살렸고, 파스타 알라 노르마는 구운 가지와 토마토 소스를 활용한 시칠리아식 요리다.

CJ프레시웨이는 특식 메뉴와 함께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급식 현장에서는 뽑기 이벤트를 열고, 방송에 소개된 ‘슈퍼세이브 곰수정과 선물세트’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푸드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는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나만의 피로 회복법’ 댓글 이벤트도 진행한다.

CJ프레시웨이의 전략은 단체급식을 콘텐츠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회사는 2024년부터 드라마와 영화 IP를 활용한 특식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이후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예능 ‘무쇠소녀단2’, 드라마 ‘태풍상사’, ‘서초동’ 등 다양한 작품과 연계한 메뉴를 선보였다. 급식이 단순 식사가 아니라 고객이 콘텐츠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 파브리 셰프가 ‘코탈리안 비빔 파스타’의 조리 시연을 보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삼성웰스토리는 스타 셰프 협업을 앞세웠다. 삼성웰스토리는 미슐랭 출신 셰프 파브리와 협업한 ‘코탈리안 비빔 파스타’를 에버랜드 이탈리안 레스토랑 ‘쿠치나 마리오’에서 19일부터 여름 시즌 한정 메뉴로 판매한다.

이 메뉴는 삼성웰스토리 유튜브 시리즈 ‘알파남 파브리’를 통해 지난 5월 개발 과정이 먼저 공개됐다. 쿠치나 마리오가 필요로 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 빠른 조리 시간, SNS 인증샷을 유도할 수 있는 여름 메뉴였다. 파브리 셰프는 여기에 한국의 비빔밥 문화와 이탈리아 파스타를 결합했다.

‘코탈리안 비빔 파스타’는 초록, 빨강, 흰색 소스를 활용해 이탈리아 국기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을 구현했다. 시금치·바질, 토마토, 크림·치즈 소스를 꽃 모양으로 담아 에버랜드 장미원과 포시즌스 가든 분위기와도 맞췄다.

삼성웰스토리는 이 메뉴에 자사가 B2B 독점 공급 중인 아틀란테사의 비토 파스타 면을 사용했다. 이는 단순한 셰프 협업이 아니라 식자재 공급 경쟁력을 실제 메뉴 개발로 연결한 사례다. 고객사는 메뉴 아이디어와 식자재 선택 부담을 줄이고, 삼성웰스토리는 식자재 공급을 넘어 메뉴 솔루션 제공자로 역할을 넓히는 구조다.

삼성웰스토리는 10월까지 ‘알파남 파브리’를 통해 외식 식자재 고객사 대상 신메뉴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6월 말에는 멕시칸 프랜차이즈 ‘더 타코 부스’ 신메뉴를 이탈리안식 타코로 업그레이드하고, 7월에는 김밥 프랜차이즈에 스페셜티 식자재를 접목한 신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태안군 대파를 활용한 특별 메뉴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는 지역 농산물과 상생을 전면에 세웠다. 회사는 충청남도 태안군과 함께 지역 상생 캠페인 ‘맛-닿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맛-닿음’은 국산 농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해풍 감자를 시작으로 전남 무안 고구마, 충주 무와 양배추, 제주 당근과 마늘 등을 매입해 단체급식과 외식, 식자재 유통 등에 활용해왔다. 이번 태안 대파를 포함해 프로젝트를 통해 매입한 국산 농산물은 982톤에 달한다.

이번에는 태안 대파를 활용한다. 현대그린푸드는 매입한 대파를 다음 달까지 전국 600여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나고야식 대파 미소 돈가스’, ‘대파김치 국물 닭갈비’, ‘대파튀김 장칼국수’ 등 태안 대파를 활용한 신메뉴를 개발해 제공한다. 회사는 두 달간 약 10만식의 태안 대파 활용 메뉴가 제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에서도 태안산 대파 사용 비중을 확대한다. 이는 특정 지역 농산물을 대량으로 매입해 급식과 외식 메뉴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농가에는 판로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다.

세 회사의 전략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CJ프레시웨이는 콘텐츠 IP를, 삼성웰스토리는 셰프와 식자재 솔루션을, 현대그린푸드는 지역 농산물 상생을 앞세웠다. 모두 기존 단체급식의 틀을 넘어 고객 경험과 사업 경쟁력을 동시에 키우려는 시도다.

단체급식은 더 이상 단가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고객사는 직원 만족도를 높일 메뉴와 이벤트를 원하고, 외식업체는 차별화된 메뉴 개발을 원한다. 지역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가 필요하다. 식자재·급식업체들은 이 수요를 묶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결국 경쟁의 기준은 한 끼의 가격에서 한 끼의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예능 속 메뉴를 회사 식당에서 먹고, 스타 셰프 레시피를 테마파크 레스토랑에서 맛보며, 지역 농산물이 전국 급식장 메뉴로 바뀌는 흐름이다. 단체급식과 식자재업계의 다음 경쟁력은 식사의 질뿐 아니라 콘텐츠, 메뉴 개발력, 지역 상생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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