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수의계약 ‘타당’ vs ‘국회 패싱’ 논란…결정 앞두고 충돌 격화

산업 / 이덕형 / 2025-09-14 16:30:14
기술자문위 “동일 업체 수행이 안정적” 결론
국회 “절차 무시, 들러리 세우는 것” 반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가운데)이 25일 대전 서구 방위사업청에서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한 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업대표(왼쪽),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방식을 둘러싸고 방위사업청, 국회, 업계 의견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자문위원회는 ‘수의계약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국회를 들러리 세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사청은 지난주 KDDX 기술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방식을 논의했다. 핵심 쟁점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조선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지, 개념설계를 맡았던 다른 업체에도 문호를 열어 경쟁입찰로 갈지 여부였다.

기술자문위 “수의계약이 안정적”

회의 결과, 다수 민간 전문가들은 “함정 건조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동일 업체가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의계약의 타당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 일부에서 제기한 “구형 설계” 우려에 대해서도 “기술 진부화 문제는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방사청은 이를 종합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으며, 안 장관은 “전문가 결론을 이해한다”면서도 “논란이 없도록 다시 한번 살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국회 설명회를 거친 뒤 다음 달 중순 분과위, 하순 방추위를 통해 사업 방식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절차 무시, 국익보다 독단” 비판

문제는 국회와의 협의 과정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계약 방식에 대해 ‘수의계약·경쟁입찰 어느 쪽도 합의된 바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일부 언론에 “국회에서 문제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해석해 사실상 동의를 받은 것처럼 포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국회의원은 “보고서를 가져와 수의계약을 ‘문제없다’고 통보하는 것은 심각한 절차적 문제”라며 “마치 국회를 들러리 세우는 듯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방사청이 1년 전 “동시 발주·공동개발·동시 건조 등 다양한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입장을 뒤집고, 수의계약만을 단독 안건으로 상정한 점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방산업계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동일 업체가 설계를 이어가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지만, 특정 기업 독점은 협력 생태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인사는 “국회에서 법률적 지원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방사청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향후 다른 대형 사업에서도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 전문가는 “수의계약을 선택하더라도 법적·기술적 근거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업 지연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감사원 감사나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론 앞둔 KDDX, 신뢰 회복 관건

오는 10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방식이 확정되면, 1년 2개월 넘게 표류한 KDDX 사업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와의 불신, 절차적 정당성 논란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KDDX 사업은 단순한 계약 문제를 넘어 한국 방위산업의 투명성과 신뢰, 나아가 국익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방사청이 신속 추진 논리를 내세운 수의계약과 국회의 절차적 통제 요구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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