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보험광고 4만7000건, 과태료 1건…이게 감독인가

오피니언 / 김지영 기자 / 2026-10-13 15:48:55
▲ 김지영 토요경제 경제·산업부장
보험광고 위반은 넘쳐났지만 제재는 사실상 멈춰 있었다. 적발하고 지우는 데 그치는 감독이라면 규정을 어길 유인을 꺾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이제 몇 건을 잡았는지가 아니라 왜 반복 위반을 막지 못했는지 답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손해보험협회 과장광고신고센터가 확인한 광고심의규정 위반은 4만7078건이다.

이 가운데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광고가 2만8918건으로 61.4%였다. 블로그가 3만9109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튜브 등도 4943건에 달했다. 보험광고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동안 관리체계는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사후조치다. 전체 위반의 70.9%인 3만3367건이 게시물 삭제·수정으로 마무리됐다. 협회 제재금 부과는 10건에 불과했다. 별도 실태점검에서 확인한 1621건도 모두 시정조치로 끝났다.

금융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광고규정 위반으로 보험대리점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한 건뿐이다. 올해 홈인슈 보험대리점에 10억원을 부과한 건으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물론 협회 심의규정 위반 4만7078건을 모두 금소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 단순 기재 누락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중대한 과장광고는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은 더 정교하게 선별했어야 한다.

동일 업체의 반복 위반, 사전심의 상습 회피, 핵심 보장조건 왜곡처럼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큰 행위는 단순 삭제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이런 사례 가운데 몇 건이 금감원 검사와 실제 제재로 이어졌는지 공개해야 한다.

온라인 광고는 일단 퍼지고 나면 삭제한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적발됐을 때 치르는 비용보다 규정을 어겨 얻는 판매이익이 크다면 규제는 억지력을 잃는다. ‘걸리면 지우면 된다’는 인식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자율규제와 공적 감독 사이의 연결도 문제다. 보험협회의 사전심의와 신고센터가 수만건을 걸러냈는데 대부분 협회 단계에서 끝났다면 금융당국이 중대한 위반을 넘겨받아 책임을 묻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펴야 한다.

위반 건수가 2023년 2만5271건에서 지난해 1567건, 올해 상반기 312건으로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실제 준법 수준이 개선된 것인지, 광고시장이나 감시방식이 달라진 영향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의 성과는 적발 건수로 측정할 일이 아니다. 반복적이고 중대한 위반을 골라 책임을 묻고 같은 행위를 다시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감독이다.

4만7000건을 찾아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왜 그렇게 많은 위반이 삭제 버튼 하나로 끝났는가.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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