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방지법 발의…홈플러스 사태, 사모펀드 규제로 번져

정치·사회 / 조봉환 발행인 기자 / 2026-09-14 15:16:45
서왕진 의원, 자본시장법·근로자참여법 개정안 대표발의…과도 배당·구조조정 정보공개 쟁점
▲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서왕진 의원실]
홈플러스 사태가 사모펀드 규제 입법으로 번졌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14일 사모펀드의 과도한 배당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자·협력업체 피해를 막기 위한 이른바 ‘MBK 방지법’ 2건을 대표발의했다. 대상은 자본시장법과 근로자참여협력법 개정안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검찰 수사와 회생절차를 넘어 국회 입법 쟁점으로 옮겨간 것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사모펀드가 인수금융 상환이나 조기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투자대상 기업에 해당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요구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을 인수한 뒤 배당으로 현금을 빼내 차입금 상환에 쓰는 구조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근로자참여협력법 개정안은 합병·분할, 사업 양도·양수 등 고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을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보고 사항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입법의 출발점은 홈플러스다. 서 의원 측은 MBK파트너스가 2015년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고, 인수대금 가운데 4조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으며 이 중 2조7000억원은 홈플러스 명의 부동산담보대출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차입금 상환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홈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이 이뤄졌고, 회사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것이 법안 발의의 배경이다. 

정치권이 이 사안을 키우는 이유는 피해가 한 기업 안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협력업체 납품대금 미지급과 임직원 임금 체불 논란으로 이어졌다. 대형마트가 흔들리면 정규직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물류업체, 지역 상권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사모펀드 규제가 단순 금융 규제가 아니라 고용·지역경제 문제로 번진 배경이다. 

검찰 수사도 입법 논의에 불을 붙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 10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매일경제는 13일 이 소식을 전하며 홈플러스 사태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MBK의 사법·평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파장은 MBK와 홈플러스에 그치지 않는다. 개정안이 국회 논의에 올라가면 사모펀드가 인수한 유통·제조·서비스 기업 전반의 배당 정책과 구조조정 절차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차입매수 구조로 기업을 인수한 뒤 배당, 자산 매각, 인력 조정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에 대한 정치적 감시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MBK와 영풍이 한 축을 형성해온 점도 재계가 이 법안을 주목하는 이유다. 

다만 쟁점도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성장자본 공급 기능도 한다. 과도 배당을 막는 입법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정상적인 투자 회수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당기순이익을 넘는 배당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업종별 현금흐름, 누적 이익잉여금, 자산 매각 대금 활용 등 기업별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예상된다.

노동자 정보 접근권 강화도 쟁점이다. 합병·분할과 사업 양도는 고용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거래 성사 전 정보 공개가 협상력과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보고 시점, 보고 범위, 영업비밀 보호 장치가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MBK 방지법’은 홈플러스 사태의 후속 입법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법안이 실제 논의에 들어가면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배당·구조조정 관행 전반을 건드리는 자본시장 규제 이슈로 커질 수 있다. 정치권은 노동자와 협력업체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고, 시장은 투자 회수와 기업 구조조정 위축 가능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서 시작된 논란이 MBK파트너스와 사모펀드 업계 전체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국면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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