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빗썸으로 리테일 영토 넓히나…점유율 하락 속 디지털자산 승부수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02 15:42:34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 거론되지만 투자 규모·지분율은 미정
빗썸 장외 몸값 5000억원대…실적 변동성과 금산법·대주주 규제가 변수

키움증권의 빗썸 지분 투자 검토는 단순한 가상자산 진출이 아니라 주식 리테일 1위 사업자가 고객자금의 이동 경로를 디지털자산까지 넓히려는 전략적 시도로 읽힌다. 올해 1분기 사상급 실적을 냈지만 국내 주식 리테일 점유율은 낮아진 만큼, 키움증권이 빗썸을 통해 개인투자자 접점을 주식시장 밖으로 확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빗썸은 지분 투자 방안을 놓고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이 신주를 발행하고 키움증권이 이를 인수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거론되지만 투자금액과 지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키움증권 지난달 29일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일산 세부 사항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키움이 관련 투자를 진행할 경우 이번 투자 검토의 배경에는 회사의 리테일 사업 재확장 필요성에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온라인 주식 거래를 앞세워 장기간 국내 리테일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 1분기에도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연결 기준 영업이익 6212억원, 당기순이익 47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90.9%, 102.6% 늘어난 수치다. 국내 주식 일평균 약정금액도 27조8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 지배력이다.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리테일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9.7%에서 올해 1분기 25.7%로 낮아졌다. 거래대금 증가로 이익은 커졌지만 고객 점유율에서는 경쟁 증권사들의 추격을 받은 셈이다.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주식 거래에 머무는 기존 리테일 모델만으로는 장기 성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빗썸 투자는 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다. 주식 투자자와 가상자산 투자자는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키움증권의 개인투자자 기반과 빗썸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가 연결되면 고객의 투자활동이 주식에서 가상자산으로 이동하더라도 키움증권은 고객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 향후 토큰증권, 원화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수탁 등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될 경우 증권사의 상품 설계·자산관리 역량과 거래소의 고객·거래 인프라를 결합할 여지도 생긴다는 점에서 키움의 이번 투자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빗썸에도 키움증권은 매력적인 전략적 투자자가 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규제가 신고제에서 인가제 성격으로 강화되고 내부통제와 대주주 심사가 중요해질 경우, 증권사를 주주로 확보하는 것은 규제 대응과 기업공개 과정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빗썸 입장에서도 자본 확충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회사와의 협력 경험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는 셈이다.

다만 투자 가격은 쌍방 딜 성사의 핵심 변수다. 비상장 주식 거래시장에서 평가되는 빗썸의 시가총액은 최근 약 5000억~53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지분 5%는 약 250억원, 10%는 약 500억원, 20%는 약 1000억원이다. 그러나 전략적 투자자가 신주를 인수하는 거래에는 경영 참여 권한, 사업 제휴 조건, 상장 가능성 등이 반영돼 실제 기업가치는 장외시장 가격과 달라질 수 있고, 신주 발행 규모에 따라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투자금만으로 최종 지분율을 단순 계산하기도 어렵다.

빗썸의 실적 변동성도 가격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 빗썸은 2025년 매출 6513억원, 영업이익 16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31.2%, 22.3% 늘며 2년 연속 영업흑자를 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780억원으로 51.8%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에 그쳤고 8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매출의 대부분이 거래수수료인 거래소 특성상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대금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쌍방의 가치 인식 배경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고객 기반 결합이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현재 증권계좌와 가상자산 거래계좌는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각각 거쳐야 한다. 키움증권 고객을 빗썸으로 유도하거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안에서 가상자산을 직접 거래하게 하는 수준의 통합은 별도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지분 투자 자체보다 양사가 어느 범위까지 고객과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셈이다.

결국 투자 효과는 지분율보다 쌍방의 제휴 조건에 달려 있다. 키움증권이 빗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 고객 유입과 공동 서비스에서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향후 토큰증권이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전략적 협력권을 얻는지가 관건이다. 키움 입장에서 단순 재무적 투자에 그친다면 고객 결합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규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20% 이상을 보유하거나, 5%·10%·15% 이상을 취득하면서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키움증권이 단순 소수지분 투자에 그칠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지에 따라 승인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심사 강화도 변수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으로 대주주의 재무상태와 사회적 신용, 범죄 전력, 내부통제 체계 등이 더 엄격하게 들여다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거래소 인가제와 대주주 지분 제한이 구체화될 경우, 키움증권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 상한과 빗썸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키움증권의 빗썸 투자 검토는 주식 리테일 1위 사업자가 가상자산을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확보하려는 승부수다. 다만 거래가 성사되려면 빗썸의 실적 변동성, 투자 가격, 고객 결합의 실질 수익성, 금융·가상자산 규제를 모두 가격과 계약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 관건은 빗썸 지분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키움증권이 그 지분을 통해 어떤 사업권과 고객 접근권을 얻느냐다. 키움증권은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관련 내용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재공시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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