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500억원, 은행의 44분의 1…금감원 감독 메시지 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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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를 향한 감독 메시지를 법규 준수와 건전성 관리에서 주주환원·사회공헌 등 경영 책임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과 사회공헌에는 업계의 자율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훼손하는 영업행위에는 감독·검사를 동원하겠다고 밝혀 사안별 대응 수단에는 선을 그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주주가치 제고와 사회적 책임, 투자자 보호, 신용융자 및 유동성 관리 등을 주문했다. 특히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영업행위에는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의 배경에는 증권업계의 가파른 이익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1곳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5조1914억원으로 1분기 4조3268억원보다 20.0%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조518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9조6455억원의 98.7%에 달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1년치 이익에 근접한 셈이다.
금감원이 이번에 새롭게 강조한 부분은 이익 규모 자체보다 이익을 어디에 배분하느냐다.
금감원이 제시한 지난해 증권업계 사회공헌활동 사업비는 잠정 500억원이다. 국내은행의 2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권업계가 은행권의 약 2.3%에 그친다. 절대액 기준으로 은행과 약 44배 차이가 난다.
업권별 이익 규모를 감안해도 차이는 크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9조6455억원, 국내은행은 24조1000억원이었다. 이를 각 업권의 사회공헌액과 단순 비교하면 증권업계 사회공헌액은 연간 순이익의 약 0.5%, 은행권은 약 9.1%다. 은행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규모가 증권업계보다 약 17.6배 높게 계산된다. 다만 업권별 사회공헌 집계범위와 사업구조가 다른 만큼 이 수치를 동일한 경영성과 지표로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주주환원에서도 금감원은 회사별 격차를 직접 제시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미래에셋증권 11.1%, 키움증권 27.1%,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 47.3%, 대신증권 51.0%였다. 최저와 최고 사이에는 39.9%포인트 차이가 난다.
다만 현금배당성향만으로 증권사의 전체 주주환원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주주환원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역시 일부 증권사가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섰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반 상장기업에 주주환원의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업계가 역할을 확대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이번 간담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요구사항별로 금감원이 사용한 수단이 다르다는 점이다. 주주환원과 사회공헌에는 ‘당부’와 ‘자체 점검’을 요구했지만 허위·과장광고, 투자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비용 부담 등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사안에는 감독·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감원의 행보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21일 증권사 준법감시인 간담회에서 고위험 금융상품의 설계·제조와 내부통제 미흡 사례를 제시하고 경영진의 관리의무와 준법감시 조직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투자자 보호 문제를 영업직원이나 준법감시 조직만의 문제가 아닌 경영진 책임으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는 금융소비자 중심 경영, 혁신기업 지원, 리스크 관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내부통제 등이 주요 당부사항이었다. 약 7개월 뒤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여기에 주주환원과 사회공헌이라는 경영 의사결정 영역이 전면에 등장했다.
증권업계가 증시 활황을 등에 업고 이익과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운 만큼 금감원이 요구하는 CEO 책임의 범위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앞으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법규 위반을 피하고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환원, 투자자 보호, 사회공헌을 어떤 수준으로 운영할 것인지도 감독당국과 시장에 설명해야 할 경영 과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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